[KJtimes=김현수 기자]일본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근 중소기업을 인수해 경영자로 변신하는 개인간 M&A가 크게 늘고 있다.
10일 NHK에 따르면 지난 2월 도쿄도(東京都)내에서 진행된 기업인수 노하우 전수 이벤트 '300만엔(약 30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기업인수와 사업 계승' 세미나에는 100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 강사는 "자신이 직접 창업하기 보다 기존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승계하는 편이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소자본 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는 인터넷에서 기업 매매를 알선하는 '매칭사이트'가 한몫했다. 이미 10개를 넘어선 중개 사이트에는 구매자를 찾는 1000개 이상 기업이 등재됐다. 소재지와 매출액, 업종 등을 꼼꼼히 뒤져 인수대상 기업을 좁혀가다 보면 250만엔 이하 매물 기업도 있다.
이들 기업은 심각한 후계자 부족으로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25년이면 70세가 넘는 고령 경영자는 전국 245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중 127만명이 후계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폐업하면 65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국내총생산(GDP) 22조엔(약 220조원)이 사라질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제3자 매각으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낫다는 기업 측 판단과 중개사이트 등장으로 개인간 M&A가 성횡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개인간 M&A가 순조롭지만은 않다. NHK에 따르면 10명 중 성공한 사람은 소수였다. 한 사례로 55세 한 남성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도쿄도내 특급지에 위치한 '네일 살롱'을 700만엔에 인수키로 했다가 포기했다.
당초 매출액 5000만엔 이상, 수익 1000만엔 이상이란 경영정보가 거짓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사는 경영 자료가 거의 없었고, 금전출납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은행 통장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에 올라왔던 매출액과도 차이가 컸다.
상황을 이렇다보니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한 세미나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센다이(仙台)시에서 열린 M&A 전문 세미나에는 240여명 세무사와 회계사 등이 참가해 비밀유지계약방법과 매각 기업 가치산정 방법 등 실무교육이 실시됐다.
세미나 강사를 맡은 중개회사 '스트라이크' 아라이 구니히코(荒井邦彦) 사장은 "세무사와 회계사를 M&A 전문가로 육성해 기업인수 희망자를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HK는 "개인간 M&A가 정착하면 후계자 부족을 겪는 일본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100세 시대를 맞아 '중소기업 경영자'로의 변신이란 직장인들의 선택지 확대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일시적 붐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원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