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에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협박하는 내용의 팩스를 보낸 용의자가 수년 전부터 한국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용의자의 이웃 주민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평소 홋타 용의자가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아이치(愛知)현 경찰은 소녀상이 포함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와 관련해 홋타 슈지(堀田修司·59) 용의자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한 주민은 교도통신에 "용의자가 자택에서 한국인에 대한 모멸적 호칭을 큰소리로 외치는 것을 여러 번 들었으며 심야에 큰 소리로 차별적 발언을 해 경찰에 통보된 적도 있다"며 "작년 이후 징용공 문제 등으로 관계가 악화하자 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도 비슷한 정보를 파악하고, 한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범행 동기가 됐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조사 중이다.
아사히신문은 용의자가 팩스로 보낸 문서에는 소녀상인 듯한 일러스트도 그려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 경찰은 그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반발했던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검찰에 송치됐다.
나고야(名古屋)시는 지난 4일 인터넷 웹사이트의 투고 코너를 통해 "휘발유 통을 갖고 네가 있는 곳으로 내일 가겠다"는 익명의 메시지가 접수됐다"며 가와무라 다카시 시장에 대한 협박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나고야시는 협박 메시지를 보낸 인물이 해당 기획전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수 성향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주최 측에도 느슨함(부족함)이 있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어 주최 측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표현 활동을 테러나 협박으로 봉쇄하려는 듯한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행정이 전람회 운영에 관련되는 이상 전시하는 작품과 그 방법에 일정한 책임을 지는 것도 틀림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신문은 "정치성이 강한 작품을 이에 대해 비판하는 쪽의 시점을 나타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시하면 행정이 시인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작품을 불쾌하게 느끼는 사람들의 반발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전시작이 물의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반발을 느끼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작품을 보여주는 방법과 관련한 생각에 검토를 다 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주최 측의 미흡한 예상과 불충분한 준비가 협박을 받아 전람회를 중단하는 전례를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