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재수기자의 취재노트

[기자수첩]포스코, 연임 시동 건 ‘최정우 사령관의 2년 자화상’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최정우 회장 업무상 과실치사죄 등 고발
노동자·시민 아픔과 고통 뒷전(?)…사과 및 재발방지대책 선결돼야

[KJtimes=견재수 기자]지난 11일 포스코 이사회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회의를 열어 적격판정을 내림에 따라 최 회장의 연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최 회장의 앞길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 제철소에서 폭발 등의 크고 작은 사고로 노동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등 노동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지난 23일 금속노조가 최 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최 회장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중대재해 3건으로 노동자 5명이 사망했는데도 포스코의 노동안전보건 시스템에 변화가 없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포스코 현장에서 지난 10년간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 신청한 건수는 43건이었고 이 중 직업성 암관련 신청은 단 4건에 불과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 현장에서는 총 24건의 중대 산업사고로 19명이 사망했다.


잇따르는 사고에 2018년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나섰고 포스코는 안전종합대책을 내놨지만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사고 때마다 조사와 발표로만 끝난 형식적인 대책이 포스코를 죽음의 공장으로 만들었다는 노동계의 지적을 곱씹어봐야 대목이다. 정부와 국회가 안전보건진단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는 노동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포항MBC가 노동자 산재사고, 직업성 건강질환, 공해피해 문제, 정언유착의혹 등 포스코의 민낯을 고발한 그 쇳물 쓰지 마라특별 다큐멘터리가 방송 이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당 방송 이후 노동계는 물론 지역 시민과 시민단체 등에서 포스코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큐는 포항제철소가 소재한 포항 지역 일대 대기오염과 제철소 노동자들의 직업병 실태 등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그런데 방송 직후 포스코 내 최대 규모의 노동조합인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가 해당 방송이 왜곡, 악마의 편집으로 노동자의 자긍심을 상실시켰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포스코가 투자를 계획중인 사업의 전면 보류를 회사에 요청하고 포항 지역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 포스코 직원과 자녀의 주소지를 타 시도로 옮겨 포항을 50만 이하의 도시로 만들어서 공무원 감축, 남북구 관공서 통폐합 등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하고 언론의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는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노조의 입장문은 사실상 지역 시민들과 언론을 겁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대착오적 행태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 쇳물 쓰지 마라다큐는 직업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제철소 노동자들과 대기오염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포항산단 주변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생생하게 그려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그런데 적반하장 격으로 사과는커녕 지역 시민들을 볼모로 한 협박이나 다름없는 노조의 입장문에 기자 역시 눈과 귀를 의심했다. 더욱이 이 같은 포스코 노조(한국노총)의 입장문 발표 이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지만 최 회장과 포스코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방관인지, 동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정우 회장은 20187월 취임 일성으로 포스코가 사회 일원으로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하겠다는 경영이념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방송 이후 포스코와 노조의 대응에서 기업시민'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포항시민연대는 지난 17그 쇳물 쓰지 마라다큐는 노동자 산재사고, 직업성 건강질환 등 포스코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 방송이었다면서 그동안 최 회장이 주장해 왔던 기업시민’, ‘WITH POSCO’가 얼마나 허황된 말장난에 불과한지를 명백히 보여주었다고 성토했다.


최 회장이 포스코 수장을 맡은 2년여 동안 포스코는 각종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20187월 최 회장 취임 이후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해 최소 1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는 2019년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았으며 이후에도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질식, 화재, 폭발, 추락, 협착 등으로 끊임없이 노동자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이 주장해 왔던 기업시민’, ‘WITH POSCO’가 진정성 있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죽음과 공해문제로 인한 포항시민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길 잃은 공유경제 어디로⑥]“공유의 가치를 경제에 가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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