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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수밖에 없었다"…신안산선 붕괴, 설계부터 현장까지 '총체적 실패'

하중 계산 오류·안전관리 무시 겹쳐…정부, 강력 제재 착수
'형식적 감리·부실 시공' 구조 적발…건설 안전 시스템 전면 재점검 불가피

[KJtimes=김은경 기자]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가 단순한 현장 사고가 아닌, 설계와 시공, 감리 전 과정에 걸친 총체적 실패가 누적된 결과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핵심 구조물의 치명적인 설계 오류에 더해 현장 안전관리까지 무너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은 터널 중앙기둥의 구조 설계 오류였다. 실제로는 일정 간격으로 설치되는 기둥을 연속 구조로 잘못 가정하면서 하중이 크게 축소 계산됐고, 그 결과 구조물이 견뎌야 할 하중 대비 약 2.5배 낮은 수준으로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취약한 구조 위에 시공이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관리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사고 구간에 존재하던 단층대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터널 굴착 과정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막장 관찰도 일부 생략되거나 자격 미달 인력이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약화된 지반과 부실 설계가 결합되며 붕괴 위험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복된 경고 신호에도 무너진 현장 대응

 

국토부는 또 이번 사고는 단일 원인보다 각 단계에서의 관리 실패가 겹친 '복합 재난'의 성격이 짙다고 판단했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설계 단계에서는 구조 계산과 길이 산정에서 중대한 오류가 있었음에도 이를 검증해야 할 감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이후 시공 단계에서도 설계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공사가 이어졌고, 설계 변경 과정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됐다.

 

현장 관리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시공사는 안전관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일일 안전점검과 정기점검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반 상태 변화에 따른 추가 분석이나 대응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중앙기둥의 균열 등 이상 징후를 관리하는 체계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설계에서 정해진 시공 순서를 임의로 변경하면서도 구조적 안전성 검토를 생략한 점, 터널 좌우 굴착 깊이 차이가 기준을 크게 초과한 점 등은 기본적인 공사 관리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일부 공정에서는 발주자 승인 없는 재하도급까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들에 대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추진하는 한편, 형사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기관과 공조해 엄정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터널 공사 기준 전반을 강화한다. 지반조사 간격을 대폭 축소하고, 현장 관찰 인력의 자격 기준을 상향하는 동시에, 다중 아치 터널 구조에 대해서는 3차원 정밀 해석을 의무화하는 등 설계·시공 단계의 안전 기준을 한층 높일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국내 건설 현장에서 반복돼 온 '부실 설계-형식적 감리-안전관리 소홀'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평가하면서 "단순한 제재를 넘어 현장 중심의 안전 문화 정착과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 구축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유사 사고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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