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심상목 기자]효성그룹(이하 효성)이 경쟁업체가 인력과 기술을 유출시켜 7000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4일 효성은 최근 전 고위임원 A씨가 경쟁회사입 L사로 옮기면서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빼돌려 적발된 것과 관련해 이 같이 주장하며 “이는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로 산업계에서 규탄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효성에 따르면 A씨가 유출시킨 자료에는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관련 자료, 효성의 미래로 불리는 HVDC(초고압직류송전) 사업,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먼저 HVDC사업은 국내 시장에서 효성이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다. 이 분야에서 효성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한전이 8대 녹색기술로 선정한 차세대 기술이다.
STATCOM의 경우 효성이 지난 10여년 전부터 연구개발해 국내에서 최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효성의 핵심 사업과 관련한 기술 및 기밀이 유추되자 회사는 금액으로 확산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회사는 내부적으로 올해 HVDC의 국내 시장규모가 약 5000억원, STATCOM의 규모를 약 400억원으로 감안해 그 손해액은 최소 4000억에서 7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7∼8년 후의 손해액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또 이번 불법 유출과정에서 경쟁사인 L사의 고위 임원들이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업의 존립근거이자 국가경쟁력의 기반인 핵심기술의 유출 행위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처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L사 최고경영진의 성의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조치 등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에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효성 전 임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2010년 6월 효성을 퇴사할 때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 등에 저장돼 있던 효성의 초고압변압기·차단기, HVDC 사업 등에 관한 다수의 영업비밀 자료를 빼돌린 후 L사에 입사하고 그 중 일부를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