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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골프비화/故 구인회 창업주]필드에선 인간미가 펄펄 넘쳐난 사람

[kjtimes=정병철 대기자]구인회 회장은 레슨 받길 권하는 얘기가 나오면 “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레슨은 무슨 레슨…, 이렇게 골프장에 와서 걷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답니다”라며 레슨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양 사돈으로부터 놀림을 받은 후부터는 레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골프장에서 양사돈 간의 우의는 훗날 방송 사업관계로 공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삼성과 럭키는 서울과 동양 TV방송국을 합작키로 하며 방송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런데 삼성이 이를 독식하자 구 회장은 “사돈 사이에 동업을 약속해 놓고 독식해도 되냐”며 반발을 보였다. 이에 구 회장은 방송 사업에서 손을 떼고 삼성이 독자적으로 방송 사업을 추진해 갔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쌓아온 관계는 물론 골프모임에도 금이 갔다. 구 회장은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인간적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런 구 회장의 인간미는 필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구 회장은 인정 있는 사람이었으며 한 번 알게 되면 사람이 깊이 있게 끌려가게끔 하는 매력 있는 사람이었다. 구 회장은 골프가 끝난 후 식사를 해도 꼭 상대방을 먼저 챙겨 주는 등 다정한 모습을 나타냈다.

 

구 회장은 을지로 3가의 한일은행에 사무실이 있었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과 식당에서 만나 대포라도 한잔 걸치면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내 입에 넣어 주며 “많이 먹어라” 하는 등 인정 넘치는 행동으로 동료들을 매료 시켰다.

 

구 회장은 특히 골프 치러 가는 날은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그는 “골프를 치면 소화가 잘되니 음식 맛이 좋다”며 골프예찬론을 펼치지도 했다.

 

구 회장은 재벌 총수 회장답지 않게 알뜰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얼마나 알뜰 했는가 다음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울컨트리 회원들은 그와 골프를 끝낸 후 라커룸에서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을 때 속내의를 보고 매일 그 옷만 입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내의도 고급내의가 아닌 순 싸구려 티 나는 옷이었다. 양복도 매일 입는 양복만 입는 등 알뜰함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는 옷이 뜯어지고 낡을 때까지 입는 등 어느 구석에서도 재벌회장의 멋이 없는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구 회장의 절약 정신은 돈 씀씀이에서도 나타났다. 그는 큰돈보다 작은 돈을 더 절약했다. 한 번은 구 회장과 삼양사 김상하 회장과 점심내기 골프를 쳤는데 여름철이라 날씨는 무척 더웠다.

 

구 회장은 내기골프에서 져 자신이 점심을 사야 했다. 그런데 그는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비닐뭉치를 꺼냈다. 자세히 보니 뭉치에는 돈이 감싸져 있었다. 하도 이상해 김 회장이 “왜 돈을 비닐봉지에 감싸고 다니느냐”며 물었다.

 

그의 대답은 걸작이었다. “여름철이라 돈을 그냥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 땀에 젖어 돈이 찢어진다며 그래서 비닐로 돈을 쌌다” 설명했다.

 

당시 화폐질이 떨어져 물기만 닿으면 돈이 금새 떨어져나가 쓸 수 없었음을 감안 할 때 구 회장은 아주 미세한 부분 하나까지도 신경을 써 오늘날 LG그룹의 근간을 일구어냈다. 그의 알뜰 정신은 LG의 밑바탕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편에는 SK그룹의 전 회장 고 최종현 회장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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