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오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주요 공간을 정비했다"며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라는 주제를 구현했다. 가구 하나, 그림 하나에도 이야기와 정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평화의 집’ 1층 정상 환담장은 백의민족 정신을 담고 있다. 허세와 과장이 없는 절제미를 담고자 한지와 모시를 소재로 사용해서 온화한 환영 풍경을 조성했다. 한지 창호문으로 둘러싸인 안방에서 따뜻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2층 회담장은 밝음과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파란 카펫으로 단장했고, 한지 창호문의 사랑방에서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조성했다.
3층 연회장은 무르익은 만춘의 청보리밭 푸르름과 함께 남북이 손잡고 거닐 듯 평화롭게 하나 되어 감을 표현하기 위해, 하얀 벽 바탕에 청색카펫과 커튼으로 연출했다.
회담장을 포함해 평화의 집에 새롭게 비치된 전체 가구들은 호두나무 목재를 주재료로 사용했다. 휨이나 뒤틀림이 없는 신뢰로 맺어진 남북관계를 기원하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현장의 원형 보전에 적격인 재료를 사용한 것이다.
1층 방명록 서명대를 보면 전통 ‘해주소반’이 떠오르도록 제작했다. 손님을 초대한 기쁨과 환영의 의미를 담았다. 방명록 의자는 길함을 상징하는 ‘길상 모양’으로 제작해, 좋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소망을 담았다.
두 정상이 주요한 의제를 다룰 2층 회담장 내 정상회담 테이블 폭은 2,018mm이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한다. 이 테이블 상판은 딱딱한 사각형이 아니라 둥그런 형태다.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65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남북이 함께 둘러앉아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회담장 정상용 소파는 남북한의 하나됨을 상징하는 한반도기를 새겨 넣어 의미를 더했다.
평화의 집은 당초 남북 장관급 회담 장소였다. 정상회담에 걸맞는 기본적인 가구가 구비되어 있지 못했다. 다만, 이번 정비 과정에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가구만 신규 제작했다. 기존 청와대 등에서 보관하고 있던 가구를 수선하여 배치한 것도 있다.
주요 미술품의 주제 역시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다.
기념사진 촬영 배경이 될 1층 로비 정면에는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을 배치했다. 서울 북쪽의 거대한 암산, 북한산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측 최고 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다.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이름은 ‘북한’ 산으로, 중의적인 의미도 고려했다.
1층 환담장 병풍은 세종대왕 기념관이 소장한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김중만 작가의 사진 작품 <천년의 동행, 그 시작>을 배치했다. 남북한이 공유하는 한글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민족임을 강조했다.
2층 회담장 정면은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려 있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고 있다.
꽃을 담을 화기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번영의 의미를 지닌 달항아리다. 화기에 담기는 꽃은 환영의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꽃의 왕이라 불리는 화사한 색깔의 작약(모란)과 우정의 의미를 지닌 박태기나무, 평화 꽃말을 가진 데이지, DMZ일대에 자생하고 있는 야생화 및 제주 유채꽃을 사용했다. 삭막하고 추운 겨울을 극복한 한반도의 봄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