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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또 억지...日 "전략물자 관리체계 불충분"vs韓 "이해 부족 탓"

한국 특파원 상대 이례적 설명회 개최, 韓 수출관리 제도 '협소' 폄하해

[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정부 당국자가 한국 언론들을 불러 놓은 자리에서 한국을 향한 수출규제가 전략물자 관리체계 불충분 때문이란 억지 주장을 또 펼쳤다.

22일 일본 정부 당국자는 경제산업성 본관 10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도쿄 주재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전략물품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키로 한 것은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일본 전략물자 관리 체제를 설명하면서 "한일 무역당국 간 대화가 2016년 이후 끊겨 신뢰가 부재한 상황에서 한국의 관리 체제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韓 "日정부, 한국 수출통제 제도 이해 부족"

일본 측 당국자가 지난 1일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방침을 발표한 후 도쿄 주재 한국 특파원만을 상대로 설명회 형식의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측은 기자회견이 아닌 사실관계 설명을 위한 자리라면서도 한국 언론들의 녹취나 사진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이 '화이트 국가' 일부 대상국과 양자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한국만을 문제 삼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라며 "한국 수출관리 제도는 협소하고 관리 대상품목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품목별로 관리주체가 나뉜 것도 기준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의 수출 통제 업무가 통상산업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위사업청 등 품목별로 소관 부처가 세분화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그러나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국의 수출 통제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다시 '사실관계 설명자료'를 내고 "일본 당국자의 언급은 법 규정을 문리적 측면에서 형식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실제 한국의 제도운영 현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 정부는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의 전략물자 및 비전략물자 수출통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며 "그동안 어떠한 문제 제기나 부적절한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제시 없이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Catch all·상황허가) 통제 부족을 사유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은 정당한 근거가 없는 부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치의 배경 설명도 중요하지만, 한국 수출통제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한 양국 수출통제 당국자간 심도 있는 논의 및 협의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국장급 양자간 협의를 거듭 촉구했다.

◆日, WTO제소 대비한 명문 쌓기 의혹

일본 측이 한국특파원들을 상대로 이 같은 주장을 편 데는 한국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대비해 한국 수출관리 체계를 문제 삼아 해명 논리를 쌓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한국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과 이번 수출 규제 연관성에 대해 직접적 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도 한일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말해 사실상 관련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일본의 일부 언론매체와 정치권에서 한국 무역관리의 '부적절한 사안'으로 나왔던 북한으로의 유출설에 대해선 '오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경제산업성)는 한국으로 수출된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이유로 내세운 무역관리 관련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사흘 만에 이를 시행함으로써 기업의 영업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규제 회피용 신청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해당 기업의 업무와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영업활동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을 '화이트 국가'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의견수렴(공고)을 관련 규정상의 '31일'이 아닌 '24일 동안'만 하는 것과 관련해 "안보상 중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공고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견수렴 후 각의 결정을 거쳐 공포 21일 후에 시행하는 것이므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한 시점으로 따지면 최소 45일 후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전날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보복조치로 인한 한일관계 악화 상황과 관련해 '한국이 먼저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한국이 수출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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