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유럽 규제 당국이 두 공유기업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두 곳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 세계적으로 사업망을 확대하고 있지만 한 기업에는 영위 사업영역에 있어 포괄적 해석을, 또 다른 기업에는 축소된 해석을 내놔 대조를 이룬 모습이다.
최근 유럽 최고법원인 ECJ(European Court of Justice)는 최근 에어비앤비가 부동산 중개업이 아닌 정보 서비스로 다뤄져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즉, 유럽 규제당국이 에어비앤비를 부동산 중개업으로 다뤄서는 안된다고 해석한다는 얘기다.
이번 소송은 프랑스 호텔 로비업체 관광 및 호텔 협회(Association for Professional Acommodation and Tourism)가 에어비앤비는 전통적인 부동산 중개업체로 이와 동일한 방식의 규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에어비앤비가 ‘정보 서비스’ 내지 온라인 플랫폼에 불과하다고 판시하면서 사실상 에어비앤비 손을 들어주게 됐다.
◆우버, 독일서 '렌터카 협업 서비스' 금지…영업 축소 불가피
반면 같은 날 우버는 유럽에서 법적문제로 타격을 입을 상황에 놓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은 지난 19일 우버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렌터카 업체를 호출하는 식으로 운영했던 차량 호출 서비스(Ride-hailing)를 금지키로 결정했다. 우버가 렌터카 업체들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이 우버를 ‘차량 플랫폼 서비스’가 아닌 운수업체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버는 차량을 소유해야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차량호출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앞서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 역시 지난 2017년 우버에 대해 ‘운수 업체’라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우버는 독일에서 개인임대차량(Private Hire Vehicle) 면허를 소유한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영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법원의 이번 판결로 향후 기존과 같은 영업을 못하게 됐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유럽에서 인기가 급속도록 확장되면서 지역 경쟁 업계와 충돌을 빚는 중이다.
에어비앤비는 단기간의 임대 사업자들이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면서 기존 거주민들을 바깥으로 몰아내는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전통 호텔 및 숙박업계와 갈등 중심에 섰고 우버는 독일 택시 및 렌터카 연맹(BZP)이 정부의 규제 완화 반대 항의 집회를 갖는 등 치열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유럽 규제, 에어비앤비 상장에 ‘good’ vs 우버 ‘out’
하지만 같은 날 유럽에서는 숙박공유 플랫폼 서비스를 영위하는 에어비앤비에는 ‘정보서비스업’으로 사업영역 경계를 넓혔고, 차량공유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우버에는 ‘운수업체’로 제한된 기준을 내놔 대조를 이뤘다.
결과적으로 두 공유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이 유럽에서 엇갈린 규제결과를 받으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들이 2020년 상장을 앞둔 에어비앤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우버에는 독일시장 철수가 이뤄질 것 아니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우버는 지난 2015년 몇몇 지역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독일법원이 직접고용 기사 제공 행위 금지(2015년)와 고급 택시 서비스인 ‘우버 블랙’을 금지(2017년)하면서 영업이 축소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영국 런던에서도 영업면허 갱신 신청이 불허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는 판결 이후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이미 500개가 넘는 정부 및 규제당국과 협업해왔다”고 말했고 우버는 법원에 항소할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