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미국 뉴욕 월가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0년간 체질 개선을 이뤘다. 정부와 기업이나 부자들만 상대해 월스트리트 내 최고 엘리트 은행이란 별칭을 버리고 전통적으로 거리를 두던 평범한 소비자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소매금융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자 금융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종합금융은행으로의 영역 확장이 한창이다.
◆투자은행에서 소매금융으로 영역 확장, 150년 전통 깬 혁신
미국계 글로벌 금융회사 골드만삭스는 독일계 유대인 마커스골드먼이 1869년 뉴욕에 설립했다. 투자 및 증권 업무와 기타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립 당시 어음거래회사로 출발, 주 사업으로 기업과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은행 업무를 펼쳐왔다.
골드만삭스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07년이었다. 고위험 거래에 힘입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던 골드만삭스였으나 금융위기 후 투자자들이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투자은행의 주 사업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골드만삭스 선택은 전통적인 틀을 깬 소매금융이었다.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소매금융을 대안으로 찾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2016년 개인과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예금 및 대출 플랫폼 ‘마커스(Marcus)’ 출시를 통해 소매금융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골드만삭스 ‘마커스’ 출시는 150년 전통을 깬 디지털로의 전환 신호탄이었다. 기존 자원을 활용한 클라우드 솔루션, 여러 소프트웨어 개발 수명주기 툴 등의 기술을 개발하면서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 구축으로 주요 금융영역 확장, 고객 접점 넓혀
골드만삭스 ‘마커스’는 창업자 마커스 골드만 이름을 딴 온라인 뱅킹 플랫폼으로 일종의 소액예금과 간편 소액대출을 결합한 인터넷 은행이다. 마커스는 고객 예금을 기반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며 골드만삭스의 축적된 금융 IT 기술을 활용했다는 강점이 있었다.
이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저축과 대출을 할 수 있게 했고, 미국 내 성공에 힙 입어 2018년에는 영국에도 진출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대형은행들에 비해 높은 금리를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을 모았다. 그 결과 현재 500억 달러(약 60억원)가 넘는 소비자 예금과 50억 달러 이상 소비자 대출이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애플과 함께 처음으로 신용카드도 내놨다.
소매금융 확대를 위한 M&A도 서슴치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4월 개인자산관리 앱 플랫폼 클래리티머니(Clarity money)를 인수했다. 마커스와 연계해 고객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디지털 은행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개편안도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기관 고객 서비스, 투자 은행, 투자 매니지먼트, 투자·대출로 이뤄졌던 조직을 글로벌 마켓, 투자 은행, 자산 관리, 컨슈머&웰스 매니지먼트 등 네 부문으로 나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 전략’ 보고서를 통해 “골드만삭스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 전략은 마커스와 클래리 티머니를 중심축으로 자사 플랫폼을 대출, 지출, 저축, 보험의 주요 금융영역으로 확장하는데 있다”며 “2019년 애플이 출시하는 실물 신용카드 ‘애플카드’에 뱅킹 인프라를 담당하는 제휴사로 참여했는데 이는 고객 접점 확보 전략 일환”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