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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올 여름 폭우의 이름은 ‘장마’일까, ‘기후위기’일까

기후 위기라는 ‘담론의 장’을 통해 장기적 대응과 대비 나설 때

[KJtimes=견재수 기자]장마가 한창이던 지난 1일 오전 10시경 서울에서 경기도 평택을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세차게 내렸고 와이퍼가 쉴 새 없이 움직였지만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억수 같은 비가 쏟아졌다.


그러던 중 터널을 통과하게 됐는데 갑자기 비가 가랑비로 바뀌었다. 터널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엄청난 폭우가, 한쪽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점점 날씨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수준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올해 여름 장마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최근 수년과 비교해 볼 때 지속 기간이 길고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강수가 집중됐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기상예보를 위해 최첨단의 기상위성과 슈퍼컴퓨터를 동원한 기상청도 이번 장마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만큼 장마전선이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럭비공을 연상 시킨 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지역 내에서도 한쪽은 비가 내리고 다른 한쪽은 비가 내리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기상청의 날씨 예보가 번번이 빗나가기 일쑤였고 일명 오보청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앞서 기상청은 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기상청이 날씨 전망을 엉터리로 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 보다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인간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역대급 폭우가 내리다 보니 대형 댐들이 수문을 개방하고 엄청난 양의 물을 방류했음에도 홍수를 막을 수 없었을 정도로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장마였음에도 불구하고 인명과 재산 피해만 놓고 보면 초특급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했을 때 만큼이나 피해규모가 컸다는 점도 그간 경험해보지 못했던 부분이다

 

올 여름 이 같은 기상현상은 중국과 일본 등을 거쳐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지구촌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 이번 폭우 현상은 장마라기보다는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상재앙에 가깝다는 게 환경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금 유럽과 러시아 등 지구촌 곳곳은 홍수, 폭염 등 극단적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고온현상으로 산불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기후 위기는 점점 우리 눈앞에 현실이 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올 장마가 기상관측 사상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수치보다는 이번 장마의 본질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환경단체는 물론 일부 보수적인 기상전문가들조차 앞으로 닥칠 기후위기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번에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컸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비가 많이 와서 자연형 산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무분별한 개발로 빚어진 인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4%가량이 산지다. 시간이 갈수록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불허의 자연재해는 더 빠르고 강하게 인류를 위협할 것이 자명하다. 정부는 이번에 드러난 피해를 장마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라는 담론의 장을 통해 장기적인 대응과 대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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