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최근 이마트 쓱(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김포네오3센터에서 온라인배송을 맡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노동환경과 불합리한 계약 구조 등의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이하 노조)는 28일 오전 11시 쓱닷컴 네로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네오센터에서 일하는 배송노동자들의 불합리한 처우 등의 개선을 요구하며 ▲출차시간 보장 ▲무분별한 변제 금지 ▲변제 매뉴얼 준수 ▲고객판매가 기준 ▲강제 휴무 중단 ▲운송사 갑질 근절 ▲영업용넘버 보증금 문제 해결 ▲차량가격 부풀리기 금지 ▲운송료 현실화 ▲인센티브 인상 ▲바스켓수당 인상 ▲야간수당 ▲중량물 제한 ▲포장시스템 개선 ▲비닐문제 ▲대량물건 박스배송 ▲명절유급휴무 보장 ▲용차비 일방 전가 중단 ▲노동조합 활동 보장 ▲노조활동 방해 중단 ▲노조간부 출입 보장 등 10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날 노조는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은 대형마트와 운송사, 배송노동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계약구조와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계약으로 인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특히 많은 배송차량들이 있고 운송사가 많이 몰려있는 물류센터의 배송노동자들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쓱닷컴 네오센터에는 1000여 명의 배송노동자들이 24시간 돌며 배송업무를 하고 있다"며 "여기에 속한 운송사만 20여 개인데 2차, 3차로 이어지는 계약구조로 인해 배송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매우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한 배송노동자는 "작년 말, 재계약을 하면서 기본운송료는 동결됐고, 인센티브는 일부구간만 겨우 200원씩 올랐다고 통보받았다"며 "장사가 안 되니 어쩔 수 없다는 심정으로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강제로 근무일수가 줄어들었고 이는 운송료 삭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릴 때는 쥐꼬리만큼 올려놓고 내릴 때는 대폭 삭감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여전히 출차시간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배송 외 업무들은 계속해서 강요되고 있다"며 "무분별하고 일방적인 변제도 계속되고 있고 포장문제는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모든 것들이 바로 우리 배송노동자들의 노동시간과 노동강도 증가, 비용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운송사들은 중고차량가격을 뻥튀기해서 팔아먹고 영업용 번호판 임대를 하면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불공정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며 "배송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큰 금액을 지불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배송업무를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감독하는 것은 쓱닷컴인데, 책임은지지 않고 운송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시키는 대로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송노동자들은 변제 등으로 부당하게 책임이 지워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구하면 운송사들은 자기들도 시키는 대로 할 뿐,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운송사들이 모여있는 배송협의회라는 기구가 있지만, 이 협의회도 일부 운송사만 들어가 있을 뿐 2, 3차 운송사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보니 그야말로 이마트 쓱닷컴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아무런 권한 없는 명목상 기구에 불과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온라인배송지회와 현장의 배송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문제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쓱닷컴은 자신들과 계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송사들은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오고 있다는 것.
노조는 "계속된 교섭 요구를 무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의 서명을 방해하고 노조 간부의 출입을 막는 등 노동조합 활동도 방해하고 있다"며 "쓱닷컴과 운송사로부터의 갑질을 해결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김포 네오센터 앞에서 무기한 이동상담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지회장은 "전국의 이마트쓱닷컴에서 묵묵히 일만 해온 배송노동자들은 계속해서 고통을 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쓱닷컴의 구조조정에 많은 배송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떠나갔다"며 "점포가 없어지고 야간배송이 사라지면서 많은 배송노동자들이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이번에는 일방적인 강제휴무를 진행하고 있다. 1월경부터 원하는 사람에 준해서 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모든 배송 기사들에게 적용되고 있다"며 "휴무가 늘어나는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지금의 방식은 운송료 삭감도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한 두 푼이 아니라 수십만원이나 되니 배송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이런 큰 변화라면 당사자인 배송노동자들의 의견을 듣고 합의에 의해 진행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상식과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휴무를 이틀에서 나흘씩 늘려 놓고 무급으로 처리하면 배송노동자들은 꼼짝없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필요로 하는 것은 쓱닷컴인데 왜 우리가 일방적인 손해를 봐야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원청(쓱닷컴)과 운송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쓱닷컴은 그럴 권한이 없다 하고, 운송사는 쓱닷컴에서 시켜서 한다고 한다"며 "만약에 운송사의 제멋대로 한 것이라면 쓱닷컴은 제대로 관리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 지회장은 "배송노동자들의 휴무가 필요하면 당사자들의 합의하에 결정된 만큼 정해져야 한다. 쓱닷컴이 필요한 휴무가 있다면 추가휴무에 대한 기본운송료를 지급해야 한다. 변제조치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본인의 확인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제휴무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어 "운송사도 이마트 쓱닷컴도 더이상의 배송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지 말고 노동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과도한 중량물, 늦어지는 출차 시간, 제대로 된 피킹, 패킹 문제 또한 배송노동자들을 여전히 힘들게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끝으로 "노동조합은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개선을 요구하지만 관리자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운송사는 교섭요구마저 외면하고 있다"며 "쓱닷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쓱닷컴에서 책임져야 한다. 우리는 더이상 권리없는 상태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일하고 주면 주는대로 받아야 하고 싫으면 일을 그만둬야 하는 그런 노동자들이 아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