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1.06%를 전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증여하기로 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핵심축이 최종적으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2일 공시를 통해 홍 명예관장이 보유하던 180만 8577주가 지난 11월 28일 이 회장에게 증여되는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평가액은 계약일 종가 기준으로 약 4070억원 규모다.
이번 증여가 완료될 경우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기존 19.93%에서 20.99%로 증가하고 홍 명예관장의 지분은 0%가 된다.
참고로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여서 지분 변동은 곧 총수의 실질적 지배력 강화로 이어진다. 이 회장은 이번 지분 확보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기반을 공고히 하게 됐다.

◆총수리스크는 오히려 확대?
이번 지분 정리 및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지분 정리로 지배력은 강화됐지만, 이 회장이 맞닥뜨린 총수리스크는 오히려 확대되는 구도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증여에 따라 발생할 증여세는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기존 상속세 12조원 납부와 맞물리면서 총수 개인의 재무 부담은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셈이다.
총수 일가 대부분이 지분 매각을 선택했던 이전 사례와 달리, 이 회장은 핵심 지분을 유지한 채 주식담보대출 및 배당금 활용을 통해 세금을 조달해 왔다. 이 방식은 '지배력 유지'라는 장점이 있지만, 담보비율·금리 리스크 등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여기에 국내외 규제 환경도 총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생명법 등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입법 논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보험업권의 자산운용 규제 강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규제 대상이 될 경우, 지배구조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글로벌 환경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AI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 차단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변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과 파운드리 점유율 정체도 이 회장에게 해결해야 할 핵심 경영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이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지난달 28일 해군 소위로 임관한 일정과 홍 명예관장의 증여 계약일이 겹치면서 세대 전환과 지배구조 정리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이번 증여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