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건설현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정부가 전쟁 상황을 '불가항력'으로 공식 인정하며 민간 건설공사의 공기 연장과 비용 조정이 가능해졌다. 금융권에서도 책임준공 기한 연장을 허용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에 직접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건설·금융업권 합동 간담회 후속 조치로, 중동전쟁 상황을 민간 건설공사에서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정부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은행권 및 건설 관련 협회 등이 참여했다.
정부는 이번 유권해석을 통해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제17조에 따른 불가항력 범위에 중동전쟁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민간 건설현장에서도 공사기간 연장(공기 연장)과 계약금액 조정 협의가 가능해지면서, 자재 수급 차질과 물류 지연 등으로 인한 공사 차질 대응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PF 리스크 완화 신호…"건설사 금융 부담 줄어든다"
금융당국도 이번 해석을 반영해 건설업계의 자금 부담 완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책임준공확약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업무처리 모범규준'에 따라 중동전쟁 상황을 책임준공 기한 연장 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책임준공은 건설사가 약속된 기한 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에 책임을 지는 구조로, 최근 건설업계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혀왔다. 이번 조치로 공사 지연 시에도 일정 기간 책임이 유예될 수 있게 되면서 PF 대출 관련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현장 현실을 반영한 정책'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발 리스크로 자재 조달과 운송 일정이 크게 흔들렸지만, 계약상 책임은 그대로 유지돼 부담이 컸다"며 "불가항력 인정은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 전문가는 "PF 구조상 공기 지연은 곧 금융 리스크로 이어지는데, 이번 조치는 건설사뿐 아니라 금융권의 연쇄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향후 추가 지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석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은 "이번 유권해석을 계기로 공사기간 연장과 비용 조정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관계부처 협력을 통해 건설산업의 대외 리스크 대응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도 "책임준공 연장 사유를 인정한 첫 사례인 만큼, 금융협회 등과 협력해 건설업계의 금융 애로 해소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건설업계 전반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고 공사 중단 리스크를 줄이는 실질적 해법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