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심상목 기자]한진그룹 계열사 한국공항이 제주도 지하수 증량신청하자 지역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한진그룹 및 계열사가 지하수 시판을 목적으로 증량을 요청했다며 이는 과거 행적과 대비되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제주지역 시민단체인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 따르면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는 지난 4월 한국공항이 신청한 지하수 증량 허용을 가결시켰다.
한국공항은 이에 앞서 취수량 월 3000톤(1일 100톤)에서 6000톤(1일 200톤)으로 두배 가량 증량을 요청했다. 이번 가결은 한국공항이 지난 2011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3번이나 신청해 얻어낸 결과였다.
경실련 측은 이에 대해 “제주 지하수가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 되기 때문에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 1884년 8월, 제주 지하수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허가를 제주도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당시에도 외지의 대기업이 제주도 지하수를 상업에 이용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한진그룹 창업주이자 당시 회장이던 조중훈 회장은 도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제주도 물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약속과 함께 한진은 계열사와 대한항공 기내에서만 물을 판매한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아 냈다.
한진은 그러나 계열사 판매로 제한한 ‘제주도 부관’ 철회를 요청했고 이 같은 한진의 행동에 시민단체에선 제주 지하수를 국내에 시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진의 부관 철회 요청은 제주도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한진은 지난 2004년, ‘계열사 판매로 한정된 제주도 부관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법정에서 승리했다.
승소 이후 ‘제주퓨어워터’라는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하고 인터넷 전화주문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제주 지하수를 대형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리조트 체인인 반야트리호텔에도 판매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한진 제주 지하수 허가권을 따냈을 당시의 약속은 거짓말이었다”며 “이번 지하수 증량 요청은 더 많은 양의 지하수를 판매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또 한진이 제주도 지하수를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관계자와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진의 제주 지하수 생산과 개발은 한국공항이 맡고 있으며 판매는 ‘싸이버스카이’가 담당하고 있다.
싸이버스카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세자녀가 각각 지분을 33.3% 보유하고 있는 일종의 총수 일가 개인회사다.
경실련은 싸이버스카이에 대해 “사내 알짜 회사의 일감을 몰아주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후계구도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와 경실련은 한진이 돈벌기 쉬운 제주 지하수 판매를 싸이버스카이에 맡기고 이를 통해 창출한 이익을 후계구도에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또 “증량 이후 한진은 제주도 지하수를 대대적으로 시판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러나 제주도 지하수는 한정된 것이고 고갈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도 간혹 제주 지하수에서 바닷물이 올라와 짠맛이 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증량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 가결시킨 증량요청은 제주도의회를 통과하는 과정만 남겨논 상태다. 제주도의회 주변에서는 6월 임시회에서 이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봤으나 최근에는 7월 원구성이 새롭게 이뤄진 후에나 상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