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일본의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수출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흔들이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호무역의 장벽을 쌓고 있는 미국에 대해 앞으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본격적인 보복조치에 나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미국 금리와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수출경기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3일 일본의 통계를 보면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4월 닛케이/마킷 제조업 PMI는 53.8로 전월(53.1)보다 상승했으며 시장 예상치(53.3)보다도 웃돌았다. 4월 신규 주문도 53.8로 시장 예상치(53.5)를 상회했으나 엔화 강세 탓에 수출 주문 증가 폭은 급격하게 둔화했다.
아시국의 동향도 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례로 미국 경제·통상 대표단의 방중 협상을 앞둔 중국도 수출 약세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이 2일 발표한 4월 제조업 PMI는 51.1로 전달(51.0)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를 구성하는 하위지수 중 수출 주문을 나타내는 수치는 2016년 11월 이래로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PMI 조사에서도 4월 해외 주문 지수는 50.7로 3월(51.3)보다 하락했다.
대만에서도 4월 제조업 PMI가 54.8로 전월(55.3)보다 하락했고 신규 수출 판매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생산과 신규 주문의 확장세가 6개월 만에 최저 폭을 보였고 가장 부진한 것은 신규 수출 판매로 상승 폭이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수출이 흔들리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한국의 4월 수출은 500억6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돼 작년 같은 달보다 1.5% 줄었다. 2016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주춤하는 공장 가동을 보여주는 수치는 또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한 70.3%로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던 때인 2009년 3월(69.9%) 이후 9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 시장 전문가는 “수출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워낙 다양하다”며 “하지만 무역과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 주문이 위축세인 것이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인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구매자들에게 경계심을 주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신규 주문의 강세는 내수 상황이 더 견고해졌다는 신호로 앞으로 수출 판매의 약세는 걱정거리가 될 것이며 최근 엔화 강세에 따른 사안 중 하나로 떠오를 것”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해외 시장에서 수요 상황이 약화하고 구매 활동이 둔화한 점으로 볼 때 앞으로 수개월 동안 신규 수출 판매는 상승 속도가 더 늦춰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