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조선강국 일본’의 상징적 존재였던 일본 유수의 종합 중공업체인 IHI가 아이치현 지타시에 있는 아이치조선소를 완전 폐쇄했다. 한국, 중국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환경에서 앞으로 수주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완전 폐쇄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불황기에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넘기다 일본 유력 중공업체인 IHI가 대규모 조선소를 완전폐쇄하기는 처음이며 이는 반전의 실마리를 잃은 일본 조선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1973년부터 가동한 아이치조선소는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가사키조선소, 히타치조선(당시 현 JMU) 아리아케조선소와 함께 일본의 3대 조선소로 꼽혔다. 2011년 마지막으로 배를 건조한 이래 터널 굴착기와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등을 제작해 왔다.
조선소 폐쇄 후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종업원 100여명은 다른 곳으로 배치하고 조선소 부지는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중공업계는 조선수주가 줄자 다양한 구조조정을 해 왔지만 30만t 이상의 대형 유조선을 건조할 수 있는 대규모 조선소가 완전히 문을 닫기는 처음이다.
1990년 세계 시장의 54%를 차지했던 일본의 신조선수주는 지난해 7%로 떨어졌다. 기술력과 생산성을 높인 한국이 43%, 싼 인건비를 무기로 하는 중국이 35%를 차지했다. 일본 중공업체들이 주력 사업을 그동안의 선박 건조나 토목기계 등의 대형 제품에서 항공기나 자동차 부품 등 양산품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를 통해 IHI는 사이타마현에 200억엔(약 2000억원)을 투자해 항공기 엔진정비와 부품제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으며 영업이익의 80%를 항공기 엔진 관련 사업에서 올리고 있는데 아이치조선소 직원 100여명 중 70여명도 항공부문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