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일본 유통업계가 서비스업계에 일반화된 '다이내믹 프라이싱(DP, 변액요금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유력 가전제품 유통업체 빅 카메라는 내년말을 목표로 모든 점포에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도입키로 했다. 직영 41개 점포에서 취급하는 제품에 전자가격표를 활용함으로써 수급상황, 경쟁사 가격 동향 등에 따라 수시로 가격을 변동하는 이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수요와 공급상황은 물론 경쟁사 가격 등을 고려해 판매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가격정책이다. 계절과 요일, 시간대에 따라 수급에 큰 차이가 나는 호텔 등 숙박업과 대전 상대에 따라 관객수가 달라지는 프로 스포츠 경기 입장권, 성수기와 비수기 차이가 큰 항공요금 등에 이미 도입됐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내년중 예약택시와 콜택시 등 대중교통에 '다이내믹 프라이싱' 제도를 도입해 경영효율 제고와 교통혼잡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빅 카메라는 도쿄도(東京都)내 마치다(町田)시 지점을 통해 '다이내믹 프라이싱' 제도가 비용대비 효과가 큰 것을 확인했다. 빅 카메라는 지난 2월 문을 연 이 지점의 10만여점 상품에 전자가격표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2021년 8월까지 신규 점포를 포함한 모든 점포 취급상품에 도입할 방침이다. 흰색, 검정색, 붉은 색을 내는 전자 페이퍼를 활용해 상품명과 가격을 표시하면, 가격표에는 통신기능이 내장돼 본부 조작으로 가게에 진열된 각 상품 가격을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빅 카메라가 이 제도를 도입한 데는 미국 아마존 등 인터넷 유통업체들의 시장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터넷 유통업체들은 상품가격과 재고, 직전 판매 동향 등 데이터를 시스템으로 일괄관리하면서 가격을 유연하게 바꿔가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아마존의 경우 하루 가격변동이 250만번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일본에서는 통신판매업체인 라쿠텐(樂天)이 가맹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급예측에 따른 자동가격책정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도 '다이내믹 프라이싱' 제도 도입 필요성에 한몫했다. 고가 가전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은 실물을 확인한 후 구입하는 패턴을 갖고 있으나, 현장에서 구매결정을 하지 않고 점포내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유통업체 판매가격과 비교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다.
즉, 점포판매 가격을 수급과 경쟁상황 등에 맞춰 수시로 변경하지 않으면 인터넷 유통업체에 고객을 뺏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소매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노지마는 전체 점포 90%에 전자가격표시를 도입했고 유력 의약품 판매업체인 쓰루하홀딩스도 지난 2월 일부 점포에 전자가격표시제를 도입, 가격인하에 따른 수요변화를 검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이내믹 프라이싱 적용분야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기한이 임박한 도시락과 빵 등 식품의 경우 가격이 자동적으로 인하되면 연간 600만t에 이르는 일본 국내 폐기식품을 줄이는데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