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중 도쿄에서 한일 당국자간 첫 협의가 열릴 전망이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측은 이번 협의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금수 조치가 아닌 무역관리를 재검토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란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또 일본 정부는 심사 과정에서 군사 전용 가능성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한일 무역당국자간 대화가 2016년 이후 한 차례밖에 열리지 않은 점과 3개 품목 수출과 관련해 한국 측에서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규제강화를 철회하지 않겠단 입장을 전달하고 조치의 정당성을 강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번 당국자 간 협의에서 한국을 겨냥한 수출 규제 강화가 WTO 규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또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7개국의 '화이트 국가'(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수출무역관리령(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내달 중 일본의 새 수출무역관리령이 발효하면 식품, 목재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이 한국으로 수출될 때 규제 강화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측은 이번 당국자 간 협의에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 8일 "일본과 양자 협의가 이뤄지면 그동안 불화수소 북한 전용 의혹 등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나온 부분에 대해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고 해명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과 신뢰 관계가 깨지고 수출관리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4일부터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승인 절차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3년에 약 한번 이뤄지던 한국 수출에 대한 포괄적인 신청·승인 절차가 계약 건별로 진행되고 신청서류 작업량도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