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일본 교토(京都)의 한 애니메이션 회사 건물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로 수십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2001년 9월 도쿄 신주쿠(新宿)에서 발생한 상가 화재 사건으로 44명이 사망한 이후 일본 내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오전 10시35분경 교토시 후시미(伏見)구 모모야마(桃山)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교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불이 났다. 화재 당시 스튜디오 건물 안에는 회사 직원 등 7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3층 건물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불이 나기 직전에 41세로 확인된 남자가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 "죽어라"라고 외치면서 휘발유로 보이는 액체를 뿌린 뒤 불을 질렀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 남자는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근무한 경력은 없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긴급체포해 병원으로 이송, 응급조치한 뒤 방화 동기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잔불 정리 과정에서 사망자 24명이 건물 1, 2층에서 발견되면서 오후 8시30분 현재 사망자는 25명이 됐다. 교도통신은 이들 외에 심폐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이들이 수명 있다고 전했고, NHK는 5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화재 직후 현장을 빠져나온 36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10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시작될 때 2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연기와 화염에 쫓겨 급히 대피하느라 2층에서 차례로 뛰어내리거나 건물 외벽에 매달리는 긴박한 상황도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화재 현장 근처의 주택전시장에서 일하는 한 남성은 "오전 10시 30분쯤 사무실에 있는데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다"며 "스튜디오 건물 2층과 3층 창문으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119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 주변에 있던 흉기류를 수거해 범인과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
교토 애니메이션 측은 "회사에 대한 항의가 일상적이진 않아도 적지는 않았다"며 "특히 '죽어라'라든가 '살인 (예고) 메일'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마다 변호사와 상담하는 등 진지하게 대응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웹사이트에는 협박하는 듯한 내용의 글이 있어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토 애니메이션은 1981년 창업한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업체로 직원 160여명을 두고 교토부(府) 우지(宇治)시와 교토시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불이 난 곳은 교토시 제1스튜디오 건물로, 주택가에 있다.
2000년대에 TV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럭키☆스타' '케이 온!' 등을 내놓아 인기를 끌었다. 출판 사업과 애니메이션 제작진 양성 사업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