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일본 대형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가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것과 관련,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시 작가 및 기획자들은 물론 트리엔날레 작가들도 비판 성명을 내는 등 정치 개입과 극우 세력 협박에 대한 강력한 거센 비판을 쏟아 내고 있다.
6일 트리엔날레 참가 작가 72명은 "일부 정치가에 의한 전시, 상영, 공연에 대한 폭력적 개입과 (전시장) 폐쇄로 몰아세우는 협박과 공갈에 우리들은 강하게 반대해 항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열린 공공의 장이어야 할 전시장의 전시가 폐쇄된 것은 작품을 볼 기회를 빼앗아 활발한 논의를 막는 것"이라며 "작품을 보는 다양한 감상 방식이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들은 참가하는 전시회에 대한 정치 개입과 협박이 행해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석유를 사용해 테러하겠다고 예고하는 등의 협박에 강하게 항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절대적인 조건"이라며 "그(안전 확보) 뒤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회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60만명 안팎이 관람하는 일본 최대 규모의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전시물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같은 모습을 한 평화의 소녀상을 지난 1일부터 나고야 시내의 아이치현 미술관에서 전시했다.
일본의 공공 미술관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것이 처음이었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보조금 삭감 검토를 시사하고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나고야 시장 등 극우 정치인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지난 3일 전시가 중단됐다.
또 우익들이 공격을 예고하며 위협하자 트리엔날레 전체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안전을 명분으로 돌연 전시를 중단했다.
기획전 실행위원들은 "전시 중단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전시 재개를 요구하는 공개 질의서를 오무라 지사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공개 질의서에서 전시 중단을 판단한 경위를 물으면서 아이치현 측이 전시 중단의 이유로 든 항의 전화 등에 대해 형사 고발 등의 구체적인 대응을 했는지 추궁했다.
오카모토 유카 실행위원은 이날 공개 질의서 전달 후 나고야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시 중단이 합의 없이 행해졌다"고 비판했다. 오구라 도시마루 실행위원도 "항의는 예상이 됐다. 전시를 계속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었다(있었지만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