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상 생활은 물론 산업 분야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떠오르던 공유경제가 기로에 서 있다. 코로나 전과 후를 기점으로 공유경제에 기반을 둔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 위워크, 그랩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가 간 이동 제한 조치의 영향에 직격탄을 맞으며 최대 위기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공유경제의 몰락을 점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부터 적자에 허덕이던 공유경제 관련 업체들이 코로나 파고에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의 치명상을 입었다는 게 이 같은 분석의 요지다.
실제로 세계적인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공유 플랫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 이용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감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이동제한 조치가 취한 이후 사실상 국가들 간 왕래가 막히면서 숙박, 관광 관련 공유경제 업종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생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코로나로 인해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무실을 나눠 쓰는 공유오피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최근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의 주식 30억 달러어치를 공개매입하려다 철회했다. 코로나의 맹위 앞에서‘투자의 달인’이라는 손 회장마저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든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공유경제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을 꺼리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의 인기가 치솟으며 올해 2~3월 이용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6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따릉이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이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5%, 93.3% 증가했다. 반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은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이용률이 각각 23.0%, 26.4% 감소했다.
서울시는 최근 자전거에 직접 손대지 않고 QR코드 스캔만으로 간편하게 대여·반납이 이뤄질 수 있는 ‘QR형 뉴 따릉이’를 내놔 바이러스 걱정이나 접촉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식당을 가지 않고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공유주방의 인기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식품 제조가 가능한 주방 시설을 나눠 쓰는 공유주방 기업 먼슬리키친에 따르면 입점 문의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공유주방이 코로나 사태 이후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주요 이유로 비대면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즉 소비자들이 식당에 가는 것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먼슬리키친과 위쿡을 비롯해 셰플리, 영영키친, 고스트키친 등 20여 개 업체가 공유주방을 운영 중이다.
국내 차량공유서비스도 대중교통을 꺼리는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덕분에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카셰어링 업체 쏘카에 따르면 코로나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건당 이용시간이 증가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해당 업체는 이용자 증가의 이유로 개인이 단독으로 이용하는 공유 차량이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보다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이용자들의 인식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이후 공유경제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공유자전거, 공유주방 등 ‘비대면’ 분야는 뜨고 공유사무실, 숙박, 여행업 등 접촉이 잦은 분야는 고전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로 공유경제가 ‘4차 산업혁명의 총아’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며 ‘코로나 시대’가 종식되더라고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비대면 생활방식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공유경제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공유경제가 어려움에 놓여있는 것은 맞지만 공유자전거나 공유주방의 사례에서 보듯 현 사회 상황을 반영한 형태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여 산업 자체의 퇴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