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국내 배달 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최근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는 6000원을 받으면서 배달노동자에게는 약 3760원을 주는 이른바 ‘배달료 꼼수’ 논란으로 배달노동자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4월 21일부터 배민에서 시행 중인 라이더 배달료 정책이 기존 직선거리 요금제에서 내비게이션(내비) 실거리 요금제로 변경된 이후 사측이 내비게이션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배달 거리 계산에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내비게이션과 다르게 이른바 ‘거리 깎기’ 등을 적용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이하 배민플랫폼지부)는 4월 25일 기자회견에 이어 5월 2일 오후 수백명의 배달노동자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배달플랫폼 사의 일방적인 횡포에 배달료를 빼앗긴 배달노동자의 처지를 호소했다.
이날 배달의민족 배달료 거리 깎기 정책에 분노한 조합원·비조합원 약 300명은 배달을 멈추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의민족 본사인 ‘우아한형제들’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후 우아한형제들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까지 행진을 진행했고 우아한청년들 앞에서 항의면담을 진행하면서 집회를 이어갔다.
배민플랫폼지부는 “배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자체 개발한 OSRM 기반의 지도 프로그램을 사용해 배달노동자들의 배달료 거리 깎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배달의민족 측에 오류 시정과 대책 마련, 그간의 오류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이어 “배달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받고 있는 배달 수수료가 책정되는 알고리즘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며 “배민은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합쳐서 배달료를 6000원 받는데 서울은 기본료 3000원, 부산은 기본료 2600원을 책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지방은 물가 차이로 인해 기본 배달료가 낮다고 주장한다”며 “물가가 낮다면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도 낮아야 하는데 지방의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내는 돈은 서울과 같이 6000원이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또 “배민플랫폼지부는 배달의민족 ‘배민1’ 주문을 수행하는 우아한청년들과 올해 1월 5일 기존 직선거리에서 내비실거리를 3개월 안에 도입하는 임금협약을 맺었다”며 “임금협약 후 3개월이 지난 4월 5일 배달의민족은 경기, 대구, 부산 등에서 테스트를 거쳐 4월 12일 내비 실거리를 시행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사측은 공지를 통해 노동조합과 합의한 ‘내비실거리’라는 말 대신에 ‘예상 이동경로에 기반한 이동 거리 산정방식’이라는 교묘한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4월 5일 테스트 시작일부터 사측의 공지가 현실화돼 곳곳에서 내비실거리와 맞지 않는 거리가 적용됐다“고 배민이 꼼수를 비판했다.
대구와 부산 조합원들은 ”내비실거리로는 3.2km인데, 배달의민족 경로에는 2.3km 찍혔다“며 ”일방통행 골목을 역주행해서 대로로 나가거나 중앙분리대를 뚫고 중앙선을 침범해 불법 좌회전을 해야 가능한 경로“라고 호소했다.
배민플랫폼지부는 “배민은 오류를 잡기 위해 내비실거리 정식 진행이 예정된 (4월) 12일에 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히고 두 번이나 연기해 4월 21일부터 내비실거리를 정식 시작했다”며 “이번에는 서울과 인천 배달노동자가 ‘도보 실거리, 드론 실거리’라는 비판을 쏟아졌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사측 개발자가 올해 2월 10일 카카오 모빌리티가 주최한 ‘카카오 모빌리티 테크 컨퍼런스 NEMO 2022'에 참가해 발표한 영상에서 사측은 내비 회사에 주는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OSRM이라는 오픈 소스를 사용했다고 밝혔다”며 “사측이 내비실거리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결정한 정책은 배달노동자의 배달료 손해로 이어졌다”고 분개했다.
이들 단체는 “사측이 노동조합과 합의한 ‘내비실거리’ 시행이 어려웠다면 사전에 노동조합에 상의를 구하고 해결대책을 함께 물었어야 했다”며 “배민이 사용하는 자체 개발한 내비게이션의 오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 기반하는 소스로 불가능하다면 실생활에 사용되는 내비로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며 “배달의민족의 내비게이션 ‘오류’로 인해 피해를 본 배달노동자에게 배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측은 현재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서 “사측이 지속적으로 배달노동자를 기만할 경우 우리는 더 큰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