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리포트

'NDC 사각지대' 해운, 세계 첫 탄소세 시장 문턱에 서다

탄소요금 부담, 해운엔 위기지만 조선엔 기회
한국, 탄소중립 선도국으로 도약할 분수령 맞아



[KJtimes=정소영 기자] 국제해운 부문이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체계 안으로 본격 편입될 전망이다. 오는 17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해사기구(IMO) 특별회기에서는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에 따라 탄소요금을 부과하는 ‘넷제로 프레임워크(Net-Zero Framework)’의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채택될 경우 이는 특정 산업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세계 최초의 탄소요금 제도가 된다.

이번 특별회기는 지난 4월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마련된 중기조치 초안을 확정하는 자리다.

이 조치는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감축 목표를 부여하고 미달성 시 탄소요금을 부과, 반대로 초과 달성 시에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과에 따라 해운 산업의 탈탄소 전환 속도와 글로벌 무역구조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 국제해운, NDC의 사각지대에서 규제의 중심으로

국제해운은 전 세계 교역량의 약 90%, 우리나라 교역의 99%를 차지하며,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를 내고 있다.

그러나 바다 한가운데서 발생하는 배출량의 귀속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는 각국의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제해운은 ‘감축의 블랙홀’로 지적돼 왔으나, IMO가 2023년 목표를 ‘2050년 탄소중립’으로 상향하면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됐다.

◆ 넷제로 프레임워크, ‘탄소세 시대’ 여는 기점

‘넷제로 프레임워크’는 선박의 온실가스 집약도(GFI) 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단순한 운항 효율 개선으로는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무탄소(ZNZ, Zero or Near-Zero) 연료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 제도를 통해 모인 자금은 ‘IMO 넷제로 펀드’로 조성돼 매년 최소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로 운용될 예정이다. 기금은 ZNZ 연료 기술개발 및 기후취약국 지원에 사용된다.

◆ 트럼프 행정부의 반발, 그러나 국제사회는 ‘찬성 기류’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탄소요금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및 연료시장 혼란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존 케리 전 기후특사, 미국 해운협회(CSA) 등은 오히려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 조성 측면에서 중기조치를 지지한다.

유럽과 아시아 해운사들 역시 넷제로 프레임워크 채택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찬성 기류가 확산 중이다. IMO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채택 여부에 대한 걱정은 나의 가장 낮은 우선순위”라며 낙관적 입장을 내비쳤다.

◆ 한국 해운·조선업, 위기이자 기회

국내 해운사들은 중기조치 발효 시 2030년 약 1조 4000억원의 탄소요금을 부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미 HMM, 팬오션,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기업들이 2045~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한 만큼, 조기 전환 시 인센티브 확보도 가능하다. 반면 전환이 늦어질 경우 탄소요금과 연료 비용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탄소 연료 추진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 속에서, 세계 1위 조선 강국인 한국 조선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이미 암모니아·수소 추진선 기술 개발에 착수해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 한국 정부의 과제...“이번엔 찬성표 던질 때”

조선과 해운을 모두 보유한 국가는 드물다. 따라서 이번 중기조치는 한국에 있어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다.

정부가 ▲친환경 선박 건조 지원, ▲ZNZ 연료 인프라 구축, ▲녹색 해운항로 및 재생에너지 항만 확충 등 후속 정책을 추진하고, 해양수산부가 이미 공언한 ‘2050 국제해운 탄소중립’ 목표에 발맞춰, 이번 특별회기에서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게 기후솔루션 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기조치가 “첫 걸음이자, 아직 부족한 출발선”이라고 평가한다.

유럽 싱크탱크 T&E에 따르면, 현 초안이 완전히 이행되더라도 2030년 감축률은 10%에 불과해 IMO의 목표(20~30%)에 못 미친다.

따라서 향후 국제사회는 더 강력한 인센티브 체계 구축, ZNZ 연료 확대를 위한 실질적 투자, 산유국 이해관계와의 균형 조정
등을 통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美中 보호무역 장기화 시 글로벌 경제 '구조적 충격' 불가피"
[KJtimes=정소영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미-중 간 보호무역주의 장기화 시의 글로벌 경제 영향’을통해 미·중 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고위급 회담에서 관세 유예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전략적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단기적 관세 동결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지급, 우회 수출 차단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향후 고관세 부활 및 통상 정책 변경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하며, 이에 따라 각국은 중장기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망 재편, 글로벌 비용 증가 불러 보고서는 특히 미·중 양국이 자국 중심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강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및 물류 재배치, 상이한 기술·표준 충족에 필요한 추가 비용이 누적되면서 총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전 세계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공급망 변화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