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을 말한다

공정위, SK렌터카·롯데렌탈 결합 제동…"가격 인상·독과점 우려 감당 못 해"

렌터카 1·2위 동시 지배에 경쟁 실질 소멸 판단
행태적 조치 아닌 '결합 금지' 선택…사모펀드 확장 전략에도 경고음

[KJtimes=김지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렌터카 시장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사실상 결합을 불허했다.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가 롯데렌탈 지분 63.5%를 취득하려 한 거래에 대해, 공정위는 가격 인상 등 경쟁 제한 우려가 중대하다고 판단하고 기업결합 금지 결정을 내렸다.

어피니티는 이미 2024년 SK렌터카를 인수해 지배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의 양대 사업자가 모두 동일한 사모펀드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 공정위는 이를 단순한 지분 취득이 아닌, 시장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결합으로 봤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경쟁사·고객사 의견 수렴과 함께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 정밀한 경제 분석을 병행하며 장기간 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단기·장기 렌터카 시장 모두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대기업 1곳 vs 중소업체 다수'…단기 렌터카 시장 양극화 심화 우려

특히 공정위는 단기 렌터카 시장을 우려했다. 내륙과 제주 시장 모두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오랜 기간 1·2위 지위를 유지해 왔고, 나머지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사업자다.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으며, 2024년 말 기준으로 이미 과점 구조가 고착화된 상태다.

자금 조달 능력, 브랜드 인지도, 전국 영업망과 IT 인프라, 차량 정비·중고차 판매까지 연결된 사업 구조 등에서 양사는 중소 경쟁사와 비교하기 어려운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상황에서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시장은 ‘압도적 1강 체제’로 재편되고 가격 경쟁은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제주 단기 렌터카 시장의 경우 ‘렌터카 총량제’로 신규 진입과 증차가 제한돼 있다. 공정위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이미 제주 지역 경쟁사 차량을 흡수해 온 점을 들어, 결합 시 유효한 경쟁 자체가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봤다.


◆장기 렌터카도 예외 아냐…"가격 인상 가능성 높다"

장기 렌터카 시장 역시 공정위 판단은 같았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산 점유율은 38%를 넘기며,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에 캐피탈사와 중소 사업자들이 존재하지만, 본업비율 제한 등 제도적 제약과 사업 구조 차이로 인해 실질적인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결론이다.

장기 렌터카는 계약 종료 후 중고차 매각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정비·중고차 유통망을 함께 갖춘 사업자가 유리하다. 공정위는 이 점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경쟁사 대비 구조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 간 경쟁이 사라질 경우, 장·단기 시장 모두에서 렌터카 이용 요금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경제 분석 결과 역시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에 대해 "가격 제한 등 행태적 조치로는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렌터카 총량제, 본업비율 제한 등으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가능성이 낮고,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적인 규율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공정위는 구조적 조치인 '기업결합 금지'를 선택했다. 공정위는 이번 결정에 대해 "이 결정으로 소비자 요금 인상 가능성을 차단하고, 중소 사업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시장에서 대기업 간 결합으로 인한 경쟁 왜곡을 예방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업계도 이번 결정이 사모펀드의 공격적인 인수·확장 전략에 대해 규제 당국이 명확한 선을 그은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경쟁 제한 우려가 큰 기업결합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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