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인 DB아이엔씨가 협력업체들과의 하도급 거래에서 계약서를 늦게 발급하는 등 법정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해당 행위가 장기간 지속됐고 상당수 협력사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디비아이엔씨(DB INC.)가 수급사업자들에게 하도급 계약서를 제때 발급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1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디비아이엔씨는 DB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로 금융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 등 통합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용역을 맡길 경우 업무 수행이 시작되기 전에 하도급 대금과 지급 방법, 계약 조건 등이 명시된 서면 계약서를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거래 조건을 명확히 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협력업체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 디비아이엔씨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394개 협력사에 총 652건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업무 시작 이후에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계약서는 업무 착수 후 최대 58일이 지난 뒤에야 발급된 사례도 있었다.
◆2년 넘게 이어진 '늑장 계약서'…협력사 85% 피해
공정위는 이번 위반 행위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였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디비아이엔씨와 거래한 협력사 가운데 약 85.4%가 계약서 지연 발급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약서 없이 업무가 먼저 진행될 경우 하도급 대금이나 업무 범위 등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협력업체에 불리한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다른 하도급 법 위반 사례도 확인됐다. 디비아이엔씨는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은 결과물에 대해 10일 이내에 통지해야 하는 검사 결과를 기한 내 통보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으며, 일부 거래에서는 목적물을 받은 날로부터 60일이 지나도록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면서도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특히 장기간에 걸친 위반 행위와 피해 협력사의 규모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계약서 지연 발급 문제를 공정위가 공식적으로 제재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젝트 기반 사업이 많은 IT 서비스 업계에서는 업무가 먼저 시작된 뒤 계약서가 뒤늦게 작성되는 관행이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하도급 거래에서 서면 발급 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정보통신 등 신산업 분야에 조사 역량을 집중해 협력업체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하도급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서면 계약서 발급 의무는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며 "향후에도 위반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