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동양(001520)이 결국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하고 다른 방안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오는 26~27일로 예정된 650억원 규모 무보증옵션부 사채 발행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 심화로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동양의 시장성 차입금 차환 일정 차질에 따른 유동성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애초 동양그룹 지주회사 격인 동양은 오는 26일 1년 6개월 만기로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299억 원은 오는 30일 만기 도래하는 905억 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용도로 활용하고 나머지 351억 원은 다음 달 24일 갚아야 하는 회사채 차환 자금으로 쓸 계획이었다.
그러나 동양은 오리온그룹의 지원 거부 표명과 계열사인 동양증권의 자금 2조원이 인출되는 등 어려움을 겪자 회사채 발행을 결국 포기했다. 동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조정된 상태에서 청약을 실시해도 미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한 몫 했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이 동양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최근의 환경 변화 등 투자위험 요소가 누락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정정 공시를 하면서 제동을 건 점도 회사채 발행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벌어진 오리온의 동양에 대한 지원 거절, 일부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 등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양은 금감원에 25일 오전까지 금감원의 요청 사항을 수용할지 회사채 발행을 철회할지 통보해올 예정이었으나 오후에서야 입장을 결정했다.
회사채 외에 상환해야 하는 기업어음(CP)도 워낙 큰 규모여서 자금 압박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동양그룹 일부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단 동양그룹이 이달 6일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264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어 이 금액으로 급한 불을 끌 전망이다. 또 동양파워, 동양증권, 동양매직 등 돈이 되는 핵심 계열사나 사업부 매각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