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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펴" 삼성 CEO들, 임직원 氣살리기

지난 10일 저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삼성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에서 최지성(앞줄 왼쪽)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강호문(앞줄 오른쪽) 중국삼성 부회장이 계열사 사장단 및 임직원, 신입사원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경각심을 갖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는 말되 신변 불안을 느끼거나 몸을 사릴 필요는 없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다"고 질타하면서 '깨끗한 조직문화'를 재정립하겠다고 밝히고 나서 그룹 전반이 얼어붙자 삼성 수뇌부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며 기 살리기에 나섰다.

이 회장의 발언 취지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자칫 진의가 왜곡돼 임직원의 창조적 생산력이 억눌려지고 무사안일이나 복지부동만 팽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12일 삼성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 CEO들은 임직원과의 스킨십을 통한 소통과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주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에 총출동한 데 이어 17일 열릴 삼성 '슈퍼스타S' 결선에도 대거 등장한다.

지난 9~10일 하계 수련대회에는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 중국삼성 강호문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등 삼성 수뇌부가 직접 참석해 입사 1년차 신입사원들을 격려했다.

이들 외에도 삼성전자 권오현·윤부근·신종균 사장, 삼성생명 박근희 사장,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 삼성전기 박종우 사장, 삼성SDS 고순동 사장,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가 거의 모두 나왔다.

9일 발대식에 이어 10일에는 덕유산에 올라 문화·예술 강연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산악인 엄홍길, '1박2일' 연출자 나영석 PD 등 다양한 강사들이 나섰다.

하계 수련대회 하이라이트인 10일 저녁에는 사장단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 일어나 응원 도구인 수술을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고 사별로 준비한 공연으로 끼와 재주를 겨루기도 했다.

최지성 부회장과 이재용·이부진 사장도 예외 없이 응원전에 동참했고, 이재용 사장은 인사말을 해달라는 사회자 개그맨 김종석의 요청에 삼성인이 된 것을 축하한 뒤 맡은 분야에서 각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위기, 미래, 창조'라는 주제의 공연에서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으로 구성된 금융연합이 대상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공연 주제에 최근의 삼성의 상황에 대한 이 회장의 인식, 다시 말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미래 먹을거리 등을 고민하되 창조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최고경영진이 신입사원들과 대화하고 함께 응원하면서 지나친 불안이 창조성까지 억누르지 않게 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입문 교육을 마친 입사 1년차 신입사원의 공동체 의식을 다지려 1987년 시작한 하계 수련대회는 올해 25회째로, 역대 최대 규모인 1만1천여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신입사원은 그룹 창업 이래 가장 많은 8천400여명이다.

수련대회가 신입사원 기 살리기 행사라면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슈퍼스타S' 결선은 이 회장 발언 이후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빠진 임직원의 사기를 높여주려는 행사다.

이 무대에도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거 등장해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이들을 다독인다.

'슈퍼스타S'는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케이블방송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착안해 삼성이 마련한 그룹 내부 노래 경연대회로 총 2천620명이 신청해 최종 결선 진출자 12명만 남은 상태다.

결선 무대에는 자사와 사업부 직원을 마지막 관문까지 진출시킨 9개 계열사의 CEO 12명이 직원들과 객석에서 함께 어우러져 응원전을 열렬하게 펼칠 예정이다.

보수적인 문화에 의전을 중시하는 삼성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장면이다.

삼성은 이날 결선 전 과정을 임직원 단합과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규 사내방송 시간이 아님에도 2시간 동안 사내방송(SBC)과 사내 온라인 매체인 '미디어삼성'을 통해 전 사업장에 생중계한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자랑인 청결한 조직문화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이 회장의 지론은 사욕을 위해 부정부패하거나 업무에 나태하지 말라는 뜻이지 일을 잘하려고 하다가 저지른 실수까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이들 이벤트를 통해 스스로 떳떳하면 기죽거나 눈치 볼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을 CEO들이 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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