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광양지역 레미콘 제조·판매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명분으로 판매가격과 물량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담합을 벌여온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해당 사업자들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2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광양지역에서 레미콘을 제조·판매하는 동양레미콘, 고려레미콘, 광현레미콘, 케이더블유, 서흥산업, 중원산업, 전국산업 등 7개 사업자가 민수거래처를 대상으로 레미콘 판매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하고, 거래 물량을 상호 배분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
◆가격 경쟁 차단…2년간 3차례 공동 인상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시멘트와 운송비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2021년 5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2년간 수차례 영업 임직원 모임을 통해 가격 인상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가격 경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광양지역 민수시장에 적용되는 레미콘 납품가격의 할인율을 일정 수준으로 맞췄다.

레미콘 업계는 기준가격에 거래처별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 판매가격을 정하는데, 이들 업체는 동일한 기준단가표를 사용하며 할인율을 공동으로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7개 사는 해당 기간 동안 총 3차례에 걸쳐 레미콘 납품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에 대해 건설업체들이 반발하자, 이들 업체는 자신들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압박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광양지역 민수 레미콘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사실상 사라졌고, 건설업체들은 선택권 없이 인상된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했다.
◆물량 배분까지 합의…시장점유율 100% 구조
담합은 가격에 그치지 않았다. 7개 사는 근거리 사업자 우선공급 등 물량 배분 원칙에도 합의하고, 대면 모임과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통해 거래처와 판매량 정보를 공유했다. 사전에 할당된 물량을 초과한 업체에 대해서는 배분 원칙 준수를 요구했고, 목표 판매량을 채운 업체는 신규 또는 추가 거래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광양지역 레미콘 판매시장에서 사실상 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담합이 지역 건설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건설 원부자재와 같이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중간재 시장에서의 담합을 적발·시정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레미콘 가격 인상은 건설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건설·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단위 담합과 가격 공동행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