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필주 기자]올해 국내 시중은행의 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융 위기 이후 추락세로 돌아서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조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 11조8000억 원과 비교하면 약 24% 줄어든다.
지난 2008년 7조7000억 원이던 은행 순이익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 6조9000억 원 돌아섰으며 2010년 9조3000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더니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산 증가에도 순이익이 줄어든 탓에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올해 0.5%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순이익이 급감하는 건 거의 확실하다”며 “지난해 현대건설 지분 매각 등으로 거둔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과 카드사의 부진이 국내외 경기 불황과 밀접하게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부실채권이 늘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데다 내수 위축으로 이익 기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은 올해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은행권이 ‘잘 나가던’ 시절은 지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은행은 6월 말 현재 1.51%인 부실채권비율을 연말까지 1.3%로 낮춰야 해 충당금 부담이 더 커진다.
여기에 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한 ‘바젤Ⅲ’가 당장 내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이익을 내는 데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감원은 위기에 대응해 자본을 2.5% 더 쌓는 ‘자본보전 완충자본’을 내년부터 적용하고 ‘경기대는 완충자본’을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도 저울질 중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문제가 됐던 고배당을 자제시키기로 했다. 금감원은 특히 올해 금융회사들의 배당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원칙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외국계 은행처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고배당을 강행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말 몇몇 은행이 고배당을 시도할 수 있다”며 “미래를 등한시한 부(富)의 사외유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