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진 기자] 원-달러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주력산업인 전자와 완성차 업체가 특히 민감하다. 반대로 항공과 여행 등은 환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단기적인 환율변동에는 수출기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대한 노력을 해온 만큼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수출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비중이 내수와 비교해 약 80%까지 차지하는 현대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씩 하락할 때마다 약 2000억원의 매출이 줄어든다. 게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내수경기 침체로 인해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환율변동에 민감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연평균 환율을 1130원으로 내년은 1110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하에 내년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다양한 방법으로 환리스크 관리를 시행하고 있어 지금보다 더 떨어져도 완충작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환율변동에는 전자산업도 민감하다. 수출로 번 외화로 원자재 대금을 결제하는 ‘내추럴 헤지’ 방식이 있어 단기적인 환율변동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지만 장기화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환관리 시스템을 통해 환율변동 위험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있고 LG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환율에 대한 지속적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최근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절반은 환율 급락으로 인한 피해를 본 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환차손 발생이고 원화로 환산한 수출액 감소에 따른 채산성 악화, 그리고 가격경쟁력 약화 순이었다.
올해 3월 대한무역협회가 18개 품목별 수출기업 988개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올해 사업계획 환율을 1098원(대기업)과 1074원(중소기업)을 제시했다. 환율이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출을 할수록 손해가 난다.
하지만 반사이익을 노리는 업종도 있다. 대표적으로 항공, 여행, 식품 산업이다. 특히 항공분야는 환율 하락으로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큰 수혜가 기대된다. 외화부채가 축소되고 항공유를 달러로 결제할 경우 비용도 줄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 10원이 떨어지면 736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아시아나 항공도 87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항공업계는 경영계획 시 평균 환율을 1070원~1080원으로 잡았다. 연간 목표치가 이보다 크게 내려가지 않겠지만 지금보다 추가로 하락할 경우 목표 이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경우 환율 급변에 따른 손익이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사전예약제를 시행하는 등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이번 환율 하락에 따른 경영환경 개선이 눈에 띠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밀가루나 설탕과 같은 수입 원재료를 사용하는 업계와 면세점 등도 환율 하락을 통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