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진 기자] 신용카드사와 손해보험사 간 가맹점 수수료율을 놓고 살 어름 판을 걷는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는 최대 30% 인상을 통보한 상태지만 손보사들은 연말에 적용되는 여신금융업전문법 개정으로 수수료율 인하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되레 올라가게 돼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22일 신용카드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카드사들이 손보사들에게 새로운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신한·현대카드는 삼성화재에 2.7%의 수수료율을 제시했으며 동부화제와 LIG손해보험 등에도 이와 비슷한 2% 후반대의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연말에 적용되는 개신여신금융전문업법을 근거로 수수료율을 기존 2%에서 0.7%포인트 인상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대형 가맹점에 적용되는 평균 수술율을 2.3%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업계의 이윤을 더해도 카드업계가 제시한 수준이 적정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손보사 입장에서는 카드사와의 협상에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합의에 실패할 경우 보험료 카드결제를 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만큼 카드사의 요구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일선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의 경우 의무가입 내용이라 세금 성격을 띠고 있는데 카드사의 요구대로 새로운 수수료율을 30%가까이 인상한다면 손보사 입장에서는 상황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고 성토했다.
또 “여신금융전문업법 개정을 통해 수수료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거꾸로 인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 받고 이에 따른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손보사들의 2분기 실적은 영업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게다가 카드업계의 예상치 못한 수수료율 인상 요구로 더욱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한다는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다.
올해 4월 손보사들은 가게 부담을 덜고자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2.6% 내렸다. 여기에 기존 카드 수수료를 깎아 하반기 보험료 인하에 활용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만약 카드사들의 요구대로 평균 2.7%의 수수료율을 적용할 경우 손보사들은 75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결국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려 했던 시도가 무산되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이어지는 것이다.
카드사와 손보사의 줄다리기를 놓고 금융당국의 적절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압박이 거세지면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카드결제 자체를 없애버릴 수밖에 없어 그 피해가 보험소비자들에게 전과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의 신속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