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장기 불황에 대비, 비상 경영의 수위를 한층 높일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유통그룹들이 내년 경기 전망을 'L자형' 장기 불황 모델의 저점에 놓고 고강도 긴축을 기조로 경영 계획을 짜고 있다.
특히 관성적인 '비상 경영' 수준을 넘어 이전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특단의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은 내달 5일께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내년 업무 계획을 최종 확정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요 계열사별 실적이 보고되고 그룹 차원의 경영 계획이 큰 틀에서 결정된다.
신 회장이 지난 6월 상반기 회의에서 밝힌 '비상 경영'의 틀을 유지하되 세계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해 그 기조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당시 회의에서 "지난 몇년간 롯데는 국내외의 대형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지만 극도로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계속되는 시대에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비상경영체제를 주문했다.
그는 특히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며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내실 경영을 통한 체질 강화에 들어가는 단계로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측은 비상경영의 기조는 유지하더라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투자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업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고, M&A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부분에 한해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의 경우 당장 내달초 인사를 앞두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경영 계획을 마련한 상황은 아니다.
신세계는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후 곧바로 내달 중순께 사장단 회의를 열어 내년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릴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워낙 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경영 예측이 불가능한 지경"이라며 "큰 틀에서는 이전의 비상 경영, 긴축 경영을 넘어서는 장기 불황에 대비한 극도의 저성장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측은 그러나 기존에 진행중인 사업이 많기 때문에 투자액은 올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의 올해 투자액은 1조2000억원 안팎이며, 내년 투자액은 1조4~5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