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환상적인 무대메커니즘과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아이다’가 지난 12월 2일 다시 막을 올렸다.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그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러브스토리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집트가 인근의 모든 국가들을 식민지화하고 그 백성들을 노예화 하던 시절, 포로로 잡힌 아이다는 장군 라다메스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암네리스와 결혼이 예정돼있던 라다메스는 아이다를 만난 뒤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아이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화려한 시각적 향연이다. ‘아이다’의 무대장치는 가히 놀랄 만 하다. 순수한 하얀 빛의 현대 박물관, 태양신 호러스의 눈, 온통 붉은 빛으로 춤추는 누비아,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일강, 나일강에 비춰진 반사된 야자수, 주홍빛 큰 돛을 펼치는 노예선과 초호화 왕궁의 화려한 암네리스의 방, 터키즈 빛깔의 아름다운 암네리스의 목욕탕 등이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아이다’에는 조명 900개와 무빙라이트 90개가 동원됐다. 조명도 총 400번, 1분에 2.6번꼴로 자주 바뀐다. 관객들의 시선을 무대로 사로잡는데 큰 몫을 발휘한다.
여기에 더해진 팝의 거장 엘튼 존과 ‘지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등의 뮤지컬 작사를 맡았던 팀 라이스가 합작한 뮤지컬 넘버들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뮤지컬 특유의 창법들과 거리를 둔 넘버들로 귀에 착착 감긴다.
‘아이다’는 브로드웨이에서 검증된 뮤지컬답게 무대, 조명, 안무, 앙상블들의 코러스도 프로의 완숙미를 느끼게 해준다.
주연 배우들의 역량도 완숙한 경지에 올라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이다 역을 맡은 개성 있는 음색과 선 굵은 연기로 사랑 받는 한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 차지연의 활화산 같은 고음, 이집트의 암네리스 공주 역을 맡은 숨은 보석 안시하의 청아한 음색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라다메스 역을 맡은 울림이 큰 중저음의 목소리, 훤칠한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탄탄한 연기력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배우 김준현은 장군다운 깊은 울림보다는 애절한 사랑에 고뇌하는 연인의 심정을 연기할 때 더욱 호소력을 발휘한다. 김준현과 차지연의 듀엣 곡에서 박수소리가 더 크게 울렸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장인들이 빚어낸 꿈의 무대 ‘아이다’는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꿈의 공연’에 입성한 31명의 완성된 배우들과 박칼린 협력 연출, 브로드웨이 스태프들이 함께 해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다. 2013년 4월 28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