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지난 2004년 여름, 하나의 작품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며 관객 모두를 기립시키며 환호를 받았다. 관객은 열광하고 모든 매체는 이 공연을 주목했다. 바로 '지킬앤하이드'였다. 첫 날부터 시작된 기적은 공연 내내 이어졌고, 그 어느 공연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반응과 환호는 새로운 신드롬을 형성하고 지금까지 관객에게 사랑 받는 작품이 됐다.
'지킬앤하이드'는 로버트 스티븐슨의 원작에 러브스토리를 얹은 고급 뮤지컬이다. 연극적 대사와 아리아, 군중 신에 등장하는 합창은 조화롭다. 그러하기에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음악성이 필요한 작품이다. 특히 지킬과 하이드를 동시에 연기하는 주인공의 배역은 쉽지가 않은 역할이다.
지난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난 윤영석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분출하며 뮤지컬배우의 정점을 보여줬다.
"인류에게 내려진 치명적인 저주는, 양립할 수 없는 선과 악의 두 가지 본성이 한 몸에 깃들어 서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킬앤하이드'의 막을 여는 이 대사처럼 윤영석은 선과 악, 사랑과 증오의 감정을 한 얼굴과 목소리로 표현해 내는 '두 얼굴 전문배우'였다. 섬세한 내면연기로 두 개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윤영석은 첫 곡부터 관객을 압도했다. 공연의 백미는 역시 '지금 이 순간'과 '대결'이다. 특히 극 후반부에 지킬과 하이드가 듀엣으로 부르는 '대결'은 한 사람이 부르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두 사람이 부르는 것처럼 완벽히 다른 음색으로 곡을 소화해 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여주인공 루시, 엠마와의 호흡도 좋았다. 루시 역의 ‘한국의 비욘세’ 선민은 원숙해진 연기와 파워풀한 노래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엠마 역의 이지혜도 뮤지컬 데뷔작이지만 지고지순한 사랑과 내면의 강인함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이들과 어터슨 역의 김정민, 댄버스 경 역의 김봉환 등 관록 있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무대에 감동이 더해졌다.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