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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 최고의 스릴러 뮤지컬 ‘레베카’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심리적 깊이가 내재된 음악·웅장한 무대

 

[KJtimes=유병철 기자] 유준상, 오만석, 류정한, 옥주현, 신영숙, 임혜영, 김보경 등 출연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뮤지컬 레베카’. 공연 전부터 기대를 받았던 레베카는 관객을 배신하지 않았다.

 

뮤지컬 레베카엘리자벳’, ‘모차르트!’를 만든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2006년 오스트리아에서 초연됐고 유럽, 일본 등에서 공연한 뒤 이번에 한국에 입성했다.

 

레베카는 사고로 죽은 전 부인 레베카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공연 끝까지 미스터리 형식을 취하는 레베카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도대체, 어떤 사고로 레베카가 죽었을까’,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등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는 미하엘 쿤체의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의 어두운 요소들을 결합해 구성한 드라마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감성적이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스토리를 모든 음과 노래에 담아 음산한 미스터리와 깊은 감정의 변화까지 절묘하게 표현한 음악이 있기에 가능했다.

 

레베카에서 가장 큰 긴장과 불안을 조성하는 요소는 무엇보다 레베카의 자리를 대신하려는 나와 레베카를 숭배하는 댄버스 부인이 대립하는 장면이다. 맨덜리 저택 전체를 뒤덮고 있는 레베카의 환영에 숨막혀 하는 나와 그녀를 더욱 압박해오는 댄버스 부인, 특히 맨덜리 저택의 새 안주인이 된 나를 향한 댄버스 부인의 음모는 관객들에게 소름끼치는 두려움을 선사한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심리적 깊이가 내재된 음악 외에 레베카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맨덜리 대저택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웅장한 무대이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나의 기억을 담은 여러 개의 상자를 오브제로 활용해 하나씩 조명하며 드라마를 전개하는 상징적인 무대기법을 강조했으며 곳곳에 보이지 않는 레베카의 흔적을 상징적인 소품으로 배치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과거의 기억 속 한 장면이 현실의 공간이 되는 몽환적인 무대 연출을 강조하기 위해 사실적인 세트가 등장해 공간을 표현하기 보다는 사각의 상자 패널을 시시각각으로 움직여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사건의 주요 무대가 영상으로 채워진다. 여기에 흑백 모노 톤으로 대비시킨 의상과 그 사이에 환영처럼 떠도는 보랏빛을 포함한 다채롭게 변화하는 조명이 빚어내는 강렬한 색채 대비는 음산한 서스펜스가 감도는 무대 분위기를 한층 극대화 시킨다.

 

열린 창문 밖 폭풍우가 몰아치는 레베카의 침실에서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를 부르고 곧 이어 무대가 회전된 후 댄버스 부인과 나가 저 바다로 뛰어!’를 부르는 장면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더해져 최고의 명장면으로 뽑힌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놀라웠다. 흡입력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정확한 대사 전달력 덕분에 나오는 장면이 어떤 느낌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댄버스 부인 역의 옥주현은 폭발적인 가창력의 소유자답게 최고의 노래와 카리스마 연기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고 나 역의 임혜영은 순수함을 뽐냈다. 옥주현, 임혜영과 호흡을 맞춘 막심 드 윈터 역의 유준상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량을 뽐냈다.

 

뮤지컬 레베카33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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