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필립모리스(이하 PM) 19.3%, BAT 9.8%,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이하 JTI) 6.2%.’
지난해 외국산 담배업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 성적표다. 이는 2011년 각각 22.7%와 10.7%. 6.3%에서 동반 추락한 것이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외국산 담배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35.3%다. 전년 같은 달보다 5.1%포인트 줄었다. 연간으로 봐도 3개사 점유율은 계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2010년 42.2%이었던 시장 점유율이 2011년 40.8%로 떨어지더니 2012년에는 38.1%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업계 안팎에선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업계 일각에선 외국산 담배의 부진이 ‘잔돈’을 꺼리는 남성들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남자 지갑에는 보통 동전을 넣을 공간이 없는데 외국산 담배가 2700원으로 오르면서 가격 단위가 500원, 1000원으로 딱 떨어지는 담배 또는 아예 저렴한 담배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국내 담배 소비자들의 ‘200원도 아깝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과 불황의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서민들이 담뱃값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를 보였고 외국산 담배 추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사실 담배 소비자들이 ‘200원도 아깝다’는 생각을 한 것은 BAT가 지난 2011년 4월 던힐·보그 등 주력 품목을 갑당 2700원으로 올리면서부터다.
BAT가 이처럼 담뱃값 인상에 포문을 연 지 한 달 뒤 JPI도 마일드세븐 등의 가격을 2700원으로 인상했다. 이후 PM은 지난해 말보로, 팔리아멘트 등을 갑당 200원(8%) 올렸다.
이 같은 외국산 담배업체들의 가격인상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은 ‘국산 담배 갈아타기’로 화답했다. 이에 따라 외국산 담배 점유율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선 외산 담배의 1월 매출이 전년 같은 달보다 9.5%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외국산 담배 매출 역시 전년보다 11.3% 줄었다. BAT가 17.0%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PMI이 -11.2%, JTI가 -7.6%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의 2012년 담배 판매량 순위를 보면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BAT의 던힐 라이트는 PMI의 팔리아멘트 라이트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3위였던 말보로 골드 라이트는 5위로 추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산 담배 가격 인상은 ‘악수(惡手’였다”면서 “불황으로 흡연자들이 담뱃값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무리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