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계열사인 SK C&C 등기이사로 재선임됐다.
SK C&C는 2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킹스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최 회장을 임기 3년의 등기이사로 다시 선임했다.
참석 주주들이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대부분 동의한 가운데 지분 1%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총회에 불참한 채 위임장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지만 결과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1999년 처음 이사 자리에 오른 최 회장은 이로써 2016년까지 17년간 직을 유지하게 됐다.
SK C&C는 그룹 지주회사인 SK㈜ 지분 31.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최 회장이 38%로 1대 주주로 있고, 친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10.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범죄 혐의로 법정구속된 상황에서 이사직을 유지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이 선물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465억원 가운데 95억원이 SK C&C 자금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사실 관계를 떠나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논평에서 "물의를 일으킨 회사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의미로 최소한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비판했다.
이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경영 활동이 여의치는 못하지만 어쨌든 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SK C&C 자금 횡령 부분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정상적으로 투자가 됐고 한 푼의 손해 없이 9% 이자수익률까지 기록했다"며 "진실은 차후 재판에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현재 SK C&C 이사 외에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