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2011년 5월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초연 된 ‘푸르른 날에’는 2011년 대한민국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평단의 고른 호평을 얻었을 뿐 아니라 5.18이라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21세기 신파극’이라는 과감한 시도로 새롭게 조명하여 관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이 작품은 10대 청소년과 20대 대학생 등 신세대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얻으며 연극을 통한 신, 구세대간의 소통과 교감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푸르른 날에’는 2011년의 초연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 재공연 되어 전회매진을 기록하는 등 평단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사랑 받는 최고의 연극임을 입증했다. 세 번째로 관객과 만나는 2013년 무대는 초연 당시의 프로덕션과 스태프들이 교체 없이 호흡을 맞추어 공연의 완성도를 더한다.
고선웅 연출은 “신파는 더욱 디테일해질 것이며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처음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창작연극이 이렇게 관객들의 사랑 속에서 매년 5월, 세 번째 무대까지 올릴 수 있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공연기간 중에는 매주 화요일 저녁 공연이 끝난 후 약 30분간 고선웅 연출과 관객 대화의 시간이 마련된다. 한국연극계가 주목하는 연출가로 그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고선웅 연출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관객과의 만남의 시간은 공연의 감동을 나눈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희곡 ‘푸르른 날에’는 차범석 희곡상 제3회 수상작으로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속에서 꽃핀 남녀의 사랑과 그 후 30여 년의 인생 역정을 구도(求道)와 다도(茶道)의 정신으로 녹여낸 정경진 작가의 작품이다. 수상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던 사연들을 현재와 과거, 미래가 공존하는 구조로 그려낸 눈물과 감동이 있는 수준 높은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인간, 사회,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살아 있는 대사와 가벼운 터치로 그려낼 줄 아는 특별한 입담을 지닌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는 고선웅이 각색, 연출을 맡으면서 연극 ‘푸르른 날에’는 그야말로 새롭게 태어났다. 촌철살인의 입담과 특유의 리듬감으로 쏟아지는 ‘고선웅식’ 어법은 원작이 내재하고 있는 감동의 결은 더욱 살려내면서도 시대의 아픔을 이겨낸 청춘들의 에너지와 눈물, 그리고 웃음을 폭발시켰다.
‘푸르른 날에’의 2013년 공연 역시 2011년 초연과 2012년 앵콜 공연의 감동을 전했던 원년멤버들이 변함없이 무대를 지킨다. 여산 역의 김학선, 老정혜 역의 정재은, 일정 역의 이영석, 오민호 역의 이명행, 오진호 역의 정승길 등 당시의 주조연 배우들이 다시 모인다.
‘한여름 밤의 꿈’, ‘상사몽’ 등의 작품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던 이윤수 무대디자이너, ‘방자전’, ‘음란서생’, ‘혈의 누’ 등의 영화의상과 연극 ‘들소의 달’로 동양 미학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정경희 디자이너도 다시 참여하여 오는 5월,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