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금융권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을 간신히 웃도는 연 2%대로 주저앉으면서 ‘재앙’에 가깝다는 얘기가 들리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이자소득이나 연금소득에 기대야 하는 사람들은 최근의 저금리 기조 때문에 울상이다. 연금보험의 수익률마저 3%대로 하락한 것이 그 이유다.
금융권에 따르면 17개 은행이 내놓은 38개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2.78%다. 이자소득세(14.5%)를 제외하면 실질 금리는 2.37%다.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은행의 일반적인 정기예금에 넣어봐야 실제로 기대할 수 있는 이자소득은 '제로'에 가깝다. 게다가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2.2%)과 격차는 0.17%포인트다.
실질 금리로 따지면 마이너스로 여겨질 정도인 것도 있다. 외환은행 YES큰기쁨예금(2.5%), 기업은행 실세금리정기예금(2.5%), 전북은행 정기예금(2.4%), 한국씨티은행 자유회전예금(1.9%) 등이 꼽힌다.
노후대비로 가입하는 연금보험의 예상 수익률도 3%대로 곤두박질 쳤다. 생명보험사들의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지난달 평균 3.97%다. 손해보험사들의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이보다 더 낮은 3.90%다.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지난달 생보사 4.12%, 손보사 3.99%로 은행의 정기적금과 비슷한 상품인데도 예상 수익률이 4% 안팎에 머물렀다.
언뜻 보면 보험사 수익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보험료의 일부는 보장 금액으로 빠지고 설계사 판매수수료도 떼야 한다. 그러면 실제로 손에 쥐는 수익금은 이보다 훨씬 적은 셈이다.
국고채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고채 금리는 시장 지표금리(실세 이자율을 가장 잘 반영하는 금리)로 활용된다. 그런데 ‘저금리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년물 국고채 금리는 2.60%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다. 10년물 국고채 금리 역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10월 이래 가장 낮은 2.91%였다.
이처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금리가 워낙 낮은 탓에 정기예금으로는 원하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이자로 생활하는 고객들의 하소연은 높아만 가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서 저소득·취약계층만 6~7%대 고금리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저축상품은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1년 만기 상품인데도 재형저축보다 기본금리가 높고 만기까지 유지하면 우대금리를 얹어준다는 이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서민층의 경우에는 최근 출시된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