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유원 기자] 중금리 대출상품의 활성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금리 대출상품은 제1금융권에서 한 자릿수 금리의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이 2금융권에서 연 20%대의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출시된 것.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024110]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관련 상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상품 설계 중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1금융권과 2금융권 대출의 경계선에 있지만 복잡한 은행 대출서류에 익숙하지 않아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까지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서류를 다 넣어서 확인해보면 연 10% 밑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도 2금융권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있다”며 “이런 고객을 포함해 더 많은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은행도 중금리 신용대출 판매 대열에 합류한다.
씨티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 연 10%대 소액·단기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출 한도는 최고 300만∼500만원 수준으로 하고, 서민층이 대출금을 상환할 때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만기 일시상환방식이 아닌 분할상환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SC은행 관계자도 “2금융권에서는 20%대 중후반의 고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 저신용 서민 지원의 연장선에서 소액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금리 상품의 활성화를 향한 길이 평탄치만은 않다는 게 은행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독려 속에 10곳에 가까운 시중은행이 줄줄이 상품을 내놨지만, 3월 말 현재 이들 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 잔액은 120억 원가량이나 된다. 판매부진을 못 벗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먼저 저금리 기조와 수익성 악화가 겹친 상황에서 이윤이 남지 않는 중금리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게다가 ‘새 희망 홀씨 대출’ 등 이미 서민용 상품이 자리 잡고 있어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