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게 모럴 해저드야!’

고객 돈 빼 임의매매…고객정보 관리 허술…대주주에 불법 대출

[kjtimes=김유원 기자] 신뢰로 먹고 사는 금융권이 모럴 해저드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증권[001510] 지점의 고객지원팀장이던 A씨는 작년 25월 고객 5명 등 총 6명 명의의 계좌에서 16차례에 걸쳐 156천만원을 빼내 남자친구 명의의 계좌로 이체했다.

 

무단으로 발급 처리한 고객 증권카드와 고객에게서 매매주문 수탁 때 받은 비밀번호를 이용해 고객 돈에 손을 댔다. 이 돈으로 작년 45월 주식 21개 종목에 투자했고 134천만원 상당을 임의로 매매했다가 결국 들통 났다.

 

SK증권에 대해서는 기관주의 제재가 내려졌다. 또 해당 직원에 대한 면직 상당 조치를 비롯해 직원 5명에 대해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제재가 내려졌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은 다른 두 개 지점에서 잇따라 횡령 사건이 터져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 이 증권사의 지점장이던 B씨는 2011312월 고객 5명의 6개 계좌에서 23차례에 걸쳐 66500만원의 돈을 훔쳤다.

 

또 다른 지점의 한 과장은 200811월부터 작년 2월까지 6개 계좌에서 78차례에 걸쳐 73100만원의 고객 자금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이들도 역시 고객 돈으로 몰래 주식거래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한 임원은 20092월부터 작년 10월까지 배우자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주식 152개 종목을 몰래 거래하다가 적발됐다. 최대 3억원을 투자했다. 매매일수가 556일에 달해 강심장을 과시했다.

 

씨티은행의 한 지점 직원도 20042006년 고객의 부탁을 받아 자신의 어머니와 배우자 명의로 정기예금, 양도성예금증서 거래를 위한 차명계좌 147개를 개설해줬다가 뒤늦게 적발됐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고객 신용정보 및 거래정보 관리가 유난히 허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이치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서울지점, CLSA코리아증권 등의 외국계 증권사들은 고객의 매매주문 정보를 부당 제공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서울지점은 20075월부터 작년 4월까지 해외고객 7598명의 동의나 요구 없이 5개 해외 계열사의 직원 최대 134명에게 주문전달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 권한을 부여, 이들이 해외고객 주문과 체결 내용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게 했다.

 

또 사내 한 본부는 20075201012월 해외 기관투자자에게 총 1110차례에 걸쳐 고객에게서 위탁받은 주문정보를 블룸버그 메신저 등을 통해 제공했다가 제재를 받았다.

 

SC은행은 직원 25명이 20101020124월 개인적인 목적으로 배우자, 형제 등의 고객종합거래정보조회 등 개인신용정보를 597차례에 걸쳐 몰래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은 개인신용정보는 상거래 관계의 설정 및 유지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저축은행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부당하게 올리거나 대주주에게 한도를 넘겨 불법으로 신용공여를 했다가 대거 징계를 받은 것. 세종, 유니온, 화승, 서울, 동양[001520], 한주, W상호저축은행 등이 그 대상이다.

 

세종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작년 3월 말 결산 때 당기순이익 140억원을 고의로 잘못 계산해 BIS 비율을 8.40%포인트 높여 잡았다. 그러나 실제 BIS 비율은 -1.2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니온상호저축은행은 전 대표이사와 대주주에게 2009220116월 제3자 명의를 이용해 184천만원을 불법으로 신용공여하는 등 회삿돈을 대주주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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