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유원 기자]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가 상승할 것에 대비해 국채보다 만기가 짧으면서 유동성도 풍부한 통안채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총 3조9480억원 규모의 통안채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가 약 4조536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통안채 순매수 비중이 전체의 87%에 달하는 셈이다.
작년 동기 및 전월 상황과 비교하면 최근 외국인의 통안채 매수 급증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사들인 통안채 순매수 규모는 2조460억원이었다. 전월 외국인의 전체 채권 순매수에서 통안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45%에 그쳤다. 심지어 작년 동기(2012년 5월 1∼20일)에는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2530억 원 규모의 통안채를 순매도했었다.
반면에 이번 달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는 급감했다.
지난 1∼20일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국고채 규모는 5천880억원에 그쳤다. 국채 순매수 비중도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달 외국인이 전체 채권 순매수 금액의 61%에 달하는 규모(총 2조7천450억원)로 국고채를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달 들어 외국인의 통안채 순매수 비중이 급증한 것은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상당 부분의 만기가 다음 달에 도래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국고채와 통안채) 가운데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약 9조4440억 원이다.
만기가 도래하면 해당 국고채 상환에 따른 대규모 원리금이 발생한다. 그때 가서 외국인이 이 원리금을 한꺼번에 채권시장에 재투자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달 원리금 발생을 앞두고 이번 달부터 미리 통안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과 함께 외국인들의 통안채 매수 비중 상승은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