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유원 기자]대기업 계열 특급호텔의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한 화원이 수상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 의혹은 ‘비자금 조성처’가 아니냐는 것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부토건이 운영하는 르네상스호텔 내 ‘르네상스화원’이 그 대상이다.
르네상스화원의 대표는 조남미씨다. 조 대표는 조남욱 삼부토건 현 회장의 여동생이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룹 창업주인 고 조정구 삼부토건 총회장의 셋째 딸이기도 하다. 또 조 대표가 영업을 하고 있는 르네상스호텔은 오빠인 조남원 대표가 맡고 있다.
이 화원이 비자금 조성처로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은 살아 있는 꽃(생화) 판매에는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아 면세혜택을 이용, 현금을 조성하기가 쉽다는 데 기인한다.
현행 부가가치세법 제12조 제1항 제1호 및 동법시행령 제28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르면 ‘가공되지 아니한 식료품(식용으로 제공되는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임산물 포함)’과 ‘우리나라에서 생산돼 식용으로 제공되지 아니하는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임산물’은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준다.
예컨대 생화는 부가가치세가 ‘제로’다. 따라서 국세청에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아 매출액의 가늠이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 세금 탈루와 매출 부풀리기의 가능성이 크게 제기되는 것.
뿐만 아니다. 결혼식장에서 사용된 생화를 재활용하기가 용이하다는 점도 의심을 사는 데 한 몫 한다. 결혼식장의 생화는 한 번 사용 후 버려지기보다 후속 결혼식에 재활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현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현금 뭉치의 크기도 만만치 않다. 결혼식 하객 370명 기준 꽃 가격은 약 450만원이다. 하객 테이블 당 꽃 장식(2만2000원)은 별도다. 370명 기준 시 하객 테이블은 37개가 소요된다. 여기에 드는 꽃 장식비용 81만4000원까지 모두 합치면 총 531만4000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당 500여 만 원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모그룹 삼부토건과 르네상스호텔이 일감 몰아주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매출액 규모는 눈덩이처럼 부풀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르네상스화원의 매출은 90% 이상이 르네상스호텔에서 나오고 있다.
호텔 한 관계자는 르네상스화원의 매출 현황에 대한 확인 요청에 “파악을 하기가 곤란하다”며 “호텔 방문객들도 화원을 이용하는 만큼 밀어주기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답변했다.
한편 사정당국은 르네상스화원이 비자금 조성에 기여했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거래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정당국의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면서 “비자금 여부와 관계 없이 특급호텔의 ‘친인척에 꽃 주문 몰아주기’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만큼 파장이 적지 않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