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지난 4월말 한화그룹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킨 김연배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부회장)이 이라크를 방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기 부재 속에 그룹의 임시 선장을 맡은 그의 첫 해외출장이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3박 4일 일정으로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공사 진행상황을 보고 받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김 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대해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국내 업체의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히며 한화건설이 지난해 5월 수주했다. 분당과 비슷한 1830㏊ 부지에 국민주택 10만가구와 도로, 상·하수관로 등을 건설하는 80억 달러짜리 건설 프로젝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일정상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을 총괄하는 알 아라지 국가투자위원회 의장 등 현지 정부 관계자와 별도의 만남은 갖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재계 안팎에선 각가지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그 중 프로젝트 추가 수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계산된 행보하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이번 방문이 비스마야 신도시 수주 1주년 즈음에 맞춰 이뤄진 것이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예컨대 이라크를 방문함으로써 현지 정부의 걱정을 불식시키는 한편 향후 추가 수주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려 했다는 것.
사실 재계 일각에선 김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사업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현지 정부의 우려가 추가 수주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를 따낸 뒤로는 이라크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재계 또 다른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대외적인 포석 외에 내부 임직원의 사기 진작과 분위기 전환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의 목소리도 들린다.
김 회장의 장기 부재로 그룹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그가 일궈낸 프로젝트의 현장 직원들을 가장 먼저 다독임으로써 위축된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한편 김 위원장은 취임 후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을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물론 평소에도 현지에서 전해오는 상황보고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