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이건호 국민은행장 취임 이틀째 노동조합의 저지로 출근을 하지 못했다.
23일 오전 이 행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려 했으나, 노조원 20여명이 이 행장 앞을 가로막아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관치인사 이건호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일부 노조원들은 계란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이후 이 행장은 10분가량 노조원들과 대치하다 발길을 돌렸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앞서 취임 첫 날인 22일 오후 4시에도 이 행장은 노조의 저지로 출근하지 못했고, 오후에 예정됐던 취임식도 노조의 저지로 무산되어 취임 인사도 사내 방송으로 갈음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번 이 행장의 선임을 관치금융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투쟁을 계속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이 행장과 노조가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 행장은 지난 19일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지부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가운데 취임식 강행의사를 밝히고, 취임식 무산 뒤 은행측이 취임사를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은 아예 취임식을 하지 않고 가겠다는 뜻으로 읽혀 노조에 대한 이 행장의 강경한 반응을 엿볼 수 있다.
이 행장은 “같은 국민은행 가족끼리 이런 모습을 보여 고객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며 “통합은행으로 출범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신은행을 구분하고 임직원 상호 갈등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며 “제가 마음을 열고 계속 대화 노력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박병권 노조 위원장은 “임영록 회장의 이건호 국민은행장 선임은 밀실 인사와 관치금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고, 노조와의 신뢰를 저버린 것” 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출근 저지는 계속 될 것이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