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 국내 외국계 자산 운용사들은 순이익보다 배당액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익금을 사내 유보하기보다 투자금 회수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자산운용사의 배당성향은 평균 57.2%인데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배당성향은 평균 106.7%로 이를 크게 웃돌았다.
대부분의 글로벌 증권사나 운용사는 법인이 아닌 지점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본점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로 이른바 먹튀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자산운용사 84곳 중 28곳이 2048억원을 배당해 지난해 2613억원보다 21.6% 줄었다. 배당을 한 전체 회사의 작년 배당성향은 66.6%로 전년보다 13.0%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가장 실적이 우수한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789억6400만원이었으나 본점에 송금한 금액은 800억원에 달해 98%의 배당 성향을 보였다.
모건스탠리도 본점 송금(현금배당)을 결정한 400억원이 영업이익 379억원이나 당기순이익 305억원보다 많아 배당성향은 131%에 달했다. 아울러 슈로더투신운용은 순이익이 59억원에 그쳤지만 100억원에 이르는 배당을 결정해 169%의 높은 배당 성향을 보였다. 이는 대부분 국내 자산운용사 배당액보다 크게는 2배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의 이 같은 고배당은 외국계 금융회사가 한국에서 거둔 이익을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공헌 등 재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자산운용사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155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017억원으로 3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199억원에서 789억원으로 34% 줄었음에도 불구 800억에 이르는 고배당을 했으며, 모건스탠리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0% 이상 급감했으나 배당액이 400억원에 이르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고유재산과 펀드재산이 분리돼 있어 이번 자산운용사의 고배당이 펀드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며 “다만 자산운용사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 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