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 학교 세계사, 일본사 필수

한국은 국사 과목 축소, 일본은 일본사도 필수 움직임

   

한국이 수년만에 고교 국사 과목을 필수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반면, 일본은 오랫동안 '세계사 필수,일본사 선택'이라는 구조를 유지하다가 수년전부터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현재 일본 고교생은 세계사 A(주당 2시간)와 세계사 B(주당 4시간) 중 한 과목, 일본사 A(주당 2시간), 일본사 B(주당 4시간), 지리 A(주당 2시간), 지리 B(주당 4시간) 중 한 과목을 각각 골라서 배운다.
  그전에는 1945년 패전 후 고교에서 단일 사회 과목만 가르쳤다. 이후 1989년 학습지도요령 개정시 지리.역사 과목과 공민 과목으로 구분됐고, 1994년 학습지도요령에서는 국제적인 인재를 육성한다며 지리.역사 과목 중 세계사를 필수, 일본사를 선택 과목으로 정해놓았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중학생들이 사회 과목에서 인물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나 일본사를 배우는 만큼 고교에서마저 세계사를 선택 과목으로 놔둬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2006년 2월 도쿄 부근인 가나가와(神奈川)현 지방의회에서 "일본사를 필수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 지방의원이 일본사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마쓰자와 시게후미(松澤成文) 지사가 "세계사와 함께 일본사도 필수화해서 모든 고교생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답변하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일본사를 배우지 않는 학생이 30%에 이르렀다. 가나가와현도 2007년 공립고교 학생 3만6천570명 중 일본사사를 배우지 않는 학생이 1만231명(28%)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사 필수화 주장은 2006년 9월 가나가와현과 도쿄도(東京都), 지바(千葉)현, 사이타마(埼玉)현 등 수도권 광역지자체의 공식 요청으로 이어졌다.
 문부과학성은 2008년 1월 학습지도요령 개정시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중학교 사회과 수업 시간을 종래의 연간 295시간에서 350시간으로 55시간 늘렸고, 고교에도 일본사와 지리를 포괄한 새로운 과목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이후 가나가와현이 2008년 2월 독자적으로 일본사를 필수화하겠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지자체별로 일본사 필수화 움직임이 이어졌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橫浜)시가 지난해 스타트를 끊었고, 나머지 지역의 공립고교는 2013년부터 일본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극우 성향의 논객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가 이끄는 도쿄도는 '에도(江戶)에서 도쿄까지'(가칭)라는 제목의 독자적인 근현대사 교과서를 만들어 2012년부터 필수로 가르치게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이바라키(茨城)과 이시카와(石川)현의 지방의회에서도 일본사 필수화 결의가 이어졌다. 일본 중앙정부도 2018년 학습지도요령 개정시 일본사를 필수 과목으로 정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학생들이 과거 일본이 대륙을 침략하고 식민통치를 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졸업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찬성론과 '일본 사회의 전체적인 우경화 흐름 속에 또다른 애국심 교육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쪽으로 흐를 개연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가나가와현 교육위원회가 지난해 4월말에 내놓은 '근현대사' 교과서 초안에만 해도 '일본은 난징(南京)대학살로 인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는 표현이나 희생자 수 등이 포함돼있었지만, 우익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은 끝에 최종안에서는 모두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초안에는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아시아에 기대와 희망을 줬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은 이 기대에 응하지 않고 (식민지를 확대해갔다)"는 표현이 들어 있었지만 나중에 뒷부분을 삭제해 우익들의 주장만 남겼다.
일본사 필수화 움직임을 주도해온 히키치 다카이치(弘地孝一) 전 가나가와현 교육감은 "애국심 교육을 하려는 게 아니라 일본인에게 부족한 배려심을 키우려는 것"이라며 "배려심은 역사, 전통, 문화의 속에서 길러진다"고 주장했지만, 타국민을 배려하지 않는 교과서를 필수로 가르칠 경우 실제로는 '배려가 아니라 마찰'을 키우고, 동아시아 국가의 애국심 교육 경쟁을 부채질할 개연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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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