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한규 기자]보안 경비를 생명으로 하는 캡스에 구멍이 뚫렸다. 캡스를 믿고 보안을 맡겼던 새마을금고가 보안 업체 직원에 의해 털려 뒤통수를 맞은 형상이다.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강북구 새마을금고 2곳에서 수천만 원을 훔쳐 달아난 강모(28)씨를 붙잡고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씨는 지난 17일 오전 10시 11분 강북구 인수동 새마을금고 수유5지점에서 3900만 원을 훔치고 인근 다른 수유2지점에서 3800만 원을 훔치는 등 모두 7700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는 범행 일주일 전과 이틀 전 기기 점검을 한다는 명목으로 새마을 금고 두 곳의 보안 장치를 차례로 껐다. 강 씨는 은행 직원이 없는 토요일을 틈타 미리 복사해둔 열쇠로 50분 만에 금고 두 곳을 털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후 도난 경보가 울려 보안업체 직원이 출동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해 철수했다. 하지만 이틀 후인 지난 19일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출근해 금고 안의 돈이 비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새마을금고 내부자 소행으로 추측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모자와 우산을 쓴 남성이 금고 안에서 현금을 갖고 나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새마을금고 보안 담당 캡스 직원 강 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뒤쫓았다.
지난 25일 오후 11시50분께 강 씨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 극장에서 붙잡고 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강 씨는 새마을금고의 담당 캡스 보안업체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보안장치 끌 때는 보안업체 상황실에 신호가 가도록 돼 있지만 다시 보안장치 재가동 시 보안시스템의 재가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공범이 있을 것이다 철저히 조사하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네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 뻔…” 등 해당업체에 내부 단속에 대한 비난 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캡스 보안직원의 범죄가 이번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동안 늑장출장, 고객노트북 절도, 절도전과를 가진 보안요원을 채용하는 등 직원관리에 대한 미숙함을 꾸준히 지적받아 왔다.
실제 지난 2009년 캡스 직원 A씨가 지난 달 오작동으로 출동한 보안 고객 업체에서 노트북을 훔친 혐의로 16일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A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CCTV 영상이 방송에 공개되자 범행을 시인했다. 당시 캡스 측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다. 2011년 발생한 현금수송차 현금 탈취 사건의 주범이 전직 캡스 직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캡스 보안요원으로 채용되기 전에 절도전과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과 캡스 유니폼을 범행 도구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절도, 방범 등 외부 보안도 중요하지만 보안업체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내부 직원 단속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