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유병철 기자] 지난해 내한 공연 당시 초록 열풍을 몰고 왔던 뮤지컬 ‘위키드’가 11월 한국어 공연을 앞두고 베일에 가려져 있던 주인공을 발표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 탄생 10주년을 맞아 막을 올리는 한국어 공연은 주인공 캐스팅에 뮤지컬 관계자들과, 배우,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었다.
치열한 오디션 끝에 옥주현과 정선아, 김보경, 이지훈, 남경주, 김영주, 조정근, 김동현, 박혜나, 조상웅, 이예은 등이 출연의 영광이 돌아갔다.
제작사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위키드’ 한국 초연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올 1월 오디션을 시작했고, 그간 7차례나 오디션 있었다. 대중의 관심이 쏠리다 보니 배우들이 내정돼 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메이저 프로덕션에서 누군가를 내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원하는 대로 캐스팅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밝혔다.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를 모티브로 한 작품.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부터 우정을 키웠던 두 마녀가 주인공이다. 나쁜 마녀로 알려진 초록 마녀가 사실은 착한 마녀이고, 인기 많은 금발 마녀는 공주병에 내숭덩어리였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에메랄드빛 초록 피부에 마법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 마녀 엘파바 역에 캐스팅된 옥주현과 야망이 가득한 금발의 착한 금발 마녀 글린다 역에 캐스팅된 정선아는 한국 초연을 함께하는 기쁨을 나눴다.
옥주현은 “정말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뮤지컬 데뷔 전부터 하고 싶던 역할이다. 지난해 오리지널 호주 프로덕션 내한 공연은 표를 직접 구입해 여러 번 본 회전문 관객이다. 7, 8번을 봤는데 봐도 봐도 안 질렸다”고 말했다.
옥주현은 이어 “음악과 무대도 매력적이지만 메시지가 끌어당겼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의 마녀 사냥에 대한 얘기라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정선아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싱가포르, 호주 팀 공연 등 7번 정도 봤다.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지듯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다른 세계에 있는 느낌이었다. 고민도 많이 되지만 글린다 역에 사활을 걸었다. 매회 무대 위에서 즐겁게 놀며 차별화된 캐릭터를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뮤지컬 ‘아이다’ 때 장기공연을 함께 했던 옥주현과 정선아는 절친 사이. 극중 2막에 서로 마법봉을 갖고 싸우는 장면이 있다.
정선아는 “극중에서 둘이 절친 이었다가 싸우면서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오디션 전 ‘저 장면 우리가 하면 재미있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너무 기대 된다”며 “저는 불만 있으면 얘기하고 투정부리는 성격인데 언니는 짜증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참 열심이고 빈틈을 보이지 않는 배우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옥주현도 “정선아씨가 혼자 사는데 밥보다 떡볶이를 더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이 짠했다. 잘 챙겨먹어야 하는데. 왠지 자매 같고 쌍둥이 같다. 다른 듯 비슷한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엘파바와 글린다 역에는 이들 외에도 뮤지컬 배우 박혜나와 김보경이 각각 더블 캐스팅 됐다.
박혜나는 “지금까지 본 공연 중 가장 감동 받은 작품이었다. 여배우라면 한번쯤 꿈꿔온 엘파바 역에 캐스팅돼서 행복하다. 즐겁게 임하겠다”고 전했다.
엘파바, 글린다와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인기 많은 바람둥이 왕자 피에로에 캐스팅된 이지훈은 “피에로는 내 삶과 비슷한 인물이다. 어렸을 때 철 없었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피에로와 비슷하게 살아왔던 것 같다. 사랑을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모습들이 지금의 내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아 동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오즈의 마법사 역에 캐스팅된 뮤지컬 배우 남경주는 “이번 작품에서 내가 가장 원로 배우다. 좋은 팀워크를 만들어 좋은 작품을 선사하겠다”고 밝혔으며, 딜라몬드 교수 역의 조정근은 “해외에서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도 캐릭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게 아닌 나만의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뮤지컬 ‘위키드’는 오는 11월 22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다.